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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2박 3일 미식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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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오랜 기간 동안 외국인의 출입국을 엄격하게 제한하던 대만이 드디어, 입국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와 남편은 해외여행 러버인지라, 대만이 입국 규정을 완화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2박 3일 타이페이 여행을 계획했다. 우리 부부 둘 다 두 번째 타이페이 방문인만큼, 이번 여행의 테마는 '미식'에 중점을 두고 대만의 다양한 먹거리들을 경험해보기로 했다. :)
[Day 1] 타이페이 공항, 프리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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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오위안 공항에서 수령한 귀여운 이지카드
오랫동안 사실상 국경을 닫은 대만이기에 입국하는 데 혹여나 문제가 있으면 어쩌나 걱정했었다. 그런데, 그런 걱정과는 달리 입국 시에 그 어떤 QR코드나, 백신접종증명서 같은 서류 따위는 필요치 않았다. 그저 여권 하나면 문제 없이 빠르게 입국할 수 있었던 타이페이 공항. 아직까지 관광객이 많지는 않은 편이었고,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열심히 쓰는 분위기였으나(대만은 야외 마스크 의무착용은 해제된 상태이다) 여행하는 데는 무리 없을 만큼 친절한 타이페이 국민들이었다. :) 아, 처음 공항에 도착하면 자가진단 키트를 무료로 배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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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도착한 첫 날은 비가 많이 왔다. 우리는 타이페이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바로 빠리 선착장으로 왔다. 일반적으로 관광객이 많이 선택하는 루트는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짐이 가벼운 백팩 뿐이었기 때문에 동먼쪽 숙소에 들리지 않고, 바로 빠리섬에서 배를 타고 단수이구로 넘어갈 생각이었다. 
빠리 보 할머니 대왕 오징어 튀김 / 사진에서 보이는 길다란 대왕 오징어 튀김이 가장 인기있는 메뉴 (단, 사진 맨 오른쪽의 통 오징어 튀김은 비추한다. 내장이 다 들어가 있어 비리다)
대만에 도착하자 먹은 첫 끼는 바로 빠리의 보 할머니 대왕 오징어 튀김. 사실 오징어 튀김이 뭐가 그렇게 특별할까 했는데, 한 번쯤 꼭 먹어볼 만 하다. 
오징어도 토실토실하고 실한 게, 튀김에 후추를 살짝 뿌려주는 건지? 살짜쿵 간이 가미되어 있다. 독특하게도 오징어 튀김 위에 가쓰오부시를 뿌려준다. 전반적으로 짭조름한 간에, 마요네즈를 콕 찍어 먹으면 한국에서 먹는 것과는 조금 다른 오징어 튀김 별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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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튀김 간식을 두둑히 먹고는 빠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단수이 구로 넘어갔다. 10분 정도만 타면, 강을 건너 단수이로 건너갈 수 있다. 많이들 알다시피 단수이구에는 홍마오청과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인 진리대학이 있다. 
Mochi 99 / 모찌에 참깨, 인절미 가루 등을 묻혀 먹는 대만식 디저트
단수이쪽 선착장에 내려 대만식 모찌 디저트를 먹었다. 얇게 편 모찌에 참깨나 인절미 가루 등을 직접 입혀가며, 조금씩 찢어서 먹는 대만식 디저트인데 우리나라 떡과 비슷하지만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직접 만들어 먹는 재미도 있고 식감이 몽글몽글해서 재미있다. 약간 슴슴한 간에 대만 할머니댁에 방문하면, 손주나 손녀들이 배고프다고 칭얼거리면 손수 해주실 것 같은 그런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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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마오청은 붉은 색 건물로 된 2층 건물인데, 지어진 지 300년이 넘은 오래된 건물이다. 사실 관광객들에게 역사적 의미보다는 포토존이 많은 아름다운 장소로 다가온다. 단수이 해변이 내려다 보이는 전경과 함께 아기자기한 정원이 풍기는 분위기가 아름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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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백궁
옛 영국 관저로 사용되었던 소백궁 또한 예쁘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샹룬과 샤오위가 단수이 강을 바라보며 산책하던 곳이 바로 이 장소라고 한다. 대만 여행을 가기 전에 영화를 봐서 그런지 더욱 애틋하게 느껴졌던 장소. 또 다른 촬영지였던 진리대학도 같이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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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오는 타이페이 거리, 비와도 예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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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丹頂豆 의 아이스크림
홍마오청과 진리대학을 구경하고, 내려오는 길에 유명한 아이스크림 집을 발견해서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한쪽은 땅콩, 다른 한쪽은 흑임자인데 각각의 재료 본연의 맛이 진하게 느껴지는 아이스크림이었다. 땅콩과 참깨향이 이렇게 아이스크림에 조화롭게 어울리는 재료이었던가? 상호명은  丹頂豆. 구글 평점 4.9인 곳으로 주인장의 친절도, 아이스크림의 뛰어난 맛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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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타이펑 Xinsheng 점
우리는 단수이를 구경한 후 MRT를 타고 타이페이 시내쪽으로 돌아왔다. 숙소인 동먼역 근처에는 맛집 거리인 '융캉제 거리'가 있는데, 그 거리를 대표하는 맛집이 바로 딘타이펑이다. 몇년 전 타이페이로 여행왔을 때는 딘타이펑 본점이 곧 내부에서도 먹을 수 있는 식당이었는데, 코로나 이후에 변화가 있었다. 지금 '딘타이펑 본점'은 테이크 아웃 전문점으로 운영하고 있고, 본점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한 '딘타이펑 Xinsheng점'을 찾아가야만 내부에서 먹을 수 있다. 코로나 이전을 생각하고, 구글 맵에서 딘타이펑 본점을 찍으면 테이크 아웃 전문점이 나오니 당황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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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로 샤오롱바오 - 베스트 메뉴, 강추!
우육면, 새우 부추만두, 송로 샤오롱바오 세 가지 메뉴를 시켰다. 역시나 베스트 메뉴는 송로 샤오롱바오. 딘타이펑의 송로 샤오롱바오는 가격이 제법 나가지만 꼭 시켜먹어 보길 바란다. 트러플 향이 입안에서 퍼지며 춤추는, 짜릿한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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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코코밀크티도 사먹어줬다. 체인점으로 시내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저렴하고 맛있는 대만의 밀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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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먼딩의 곱창국수 맛집, '아종면선'
저녁에는 시먼딩 쪽에 가보기로 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이나 혜화의 대학로 그 중간쯤 되는 느낌이다. 바글바글하지만 맛집도 많고, 활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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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전 타이페이 여행에서는 맛보지 못해서 궁금했던 곱창국수. 처음 먹어보는 맛인데, 색다른 맛으로 괜찮았다. 국수에 들어간 곱창이 실하고 굉장히 보드랍다. 국수에 들어간 육수는국물보다는 죽의 식감에 가깝다. 가게 앞에 구비된 의자에 앉아 대만인들 옆에서 곱창국수를 호호 불어가며, 호로록 먹고 있으니 대만여행왔다는 게 실감이 많이 났다. 국물이 뜨거워 입천장이 델 수 있으니 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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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위엔옌수지(師園鹽酥雞) 시먼딩점
타이페이 여행에서 추천하고 싶은 대만 야식은 바로 '옌수지'. 우리는 시먼딩에 있는 유명한 옌수지집에 들렀다. 옌수지는 대만식 튀김 음식이라고 보면 되는데, 닭고기 뿐만 아니라 닭껍질, 오징어, 두부, 야채 등 다양한 식재료를 튀겨 먹는다. 
구비된 한국어 주문서에 튀김 종류를 고르고, 주문하면 바로 튀겨준다. 우리 부부는 닭고기, 닭껍질, 중화두부, 새송이 버섯, 강낭콩 튀김을 주문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닭고기나 닭껍질 튀김도 맛있었지만, 두부 튀김이나 버섯과 강낭콩 같은 야채튀김이 정말 별미였다. 마늘 튀김과 함께 버무려져 짭조름하다. 맥주와 함께 야식으로 강추하는 대만 음식. 첫 날 저녁은 대만 옌수지까지 야식으로 풍족하게 먹고 마무리했다. :)
[DAY 2] 무한한 미식의 세계, 타이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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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크래커
어제 아침부터 저녁까지 먹는 걸로 꽉 찬 하루였는데, 둘째 날 아침도 역시 먹는 것으로 시작된 타이페이 여행. 대만의 유명한 과자인 누가크래커 맛집으로 유명한 '미미크래커'에 방문했다. 몇 년 전, 방문했을 때는 미미 아줌마가 골목 한가운데 노점으로 크래커를 판매했었는데 이제는 어엿하게 정식 상점(?)에서 크래커를 판매하고 계셨다. 역시나 맛있었던 누가 크래커. 가운데 누가가 딱딱하지 않고 보드라워서 참 먹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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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화산1914'라는 타이페이의 문화 공간에 방문했다. 오래된 양조장을 리모델링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예술, 전시관람 등이 가능하고, 다양한 공예품, 음식 상점들이 있는 곳이다. 생각보다 볼거리가 쏠쏠하고, 알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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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더풀라이프 화산점
화산1914에 입점한 공간 중에 우리가 가장 기대하고 방문했던 곳은 '우더풀라이프'이다. 대만에서 유명한 목조로 만든 오르골 브랜드이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오르골들을 많이 판매해서 눈이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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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념품으로 가져갈 오르골을 고르느라 한 시간이 넘게 우더풀라이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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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선택한 오르골은 회전목마가 위아래로 움직이며 돌아가는 캐로솔 형태의 오르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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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인수산의 서서 먹는 스탠딩 스시 바
화산1914를 구경하고, 점심을 먹으러 상인수산에 갔다. 상인수산은 고급화된 수산물 시장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다양하고 신선한 수산물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서서 먹는 스탠딩 스시 바도 체험할 수 있다. 
서서 먹는 스탠딩 형식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분위기도 고급지고 예뻐서 꼭 한 번쯤 경험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수산시장에서 팩에 들어있는 형태의 스시를 사먹는 것보다는 비싸지만, 그래도 신선하고 퀄리티 있는 스시를 우리나라보다는 훨씬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 
다양한 수산물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상인수산'
상인수산에서 구경하다 보면, 먹고 싶은 음식들이 너무 가득해져서 아득해진다. 참고로 상인수산은 카드 결제가 안되고, 현금 결제만 가능하니 유의하자.  준비한 현금이 부족하다면, 수산시장에 구비된 ATM기를 찾아서 현금을 뽑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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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서는 우리는 또 다른 복합 문화공간인 '쑹산 문화창의 공간'에 방문했다. 화산1914가 오래된 양조장을 개조한 공간이라면, 쑹산 문화창의 공간은 오래된 담배공장의 창고를 활용해서 만든 곳이다. 여기 또한, 다양한 공예품, 디자이너 상품, 전시 관람, 문화 행사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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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여운 포켓몬이 새겨진 공간도 있다 :)
쑹산 복합 문화공간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덧 어둑어둑해진 저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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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 만난 타이페이의 모습. 대만 사람들도 크리스마스를 고대하는지, 곳곳 크리스마스 트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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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한국사람들에게도 매우 유명한 '키키 레스토랑'(성품서점)에서 먹었다. 부추 돼지고기 볶음, 두부 튀김, 사천식 소면 모두 다 입맛에 잘 맞았다. 나의 베스트픽은 두부 튀김이었고, 남편의 베스트는 사천식 소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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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또 먹었던 일정이라 배가 불렀지만, 우리는 저녁을 먹고 또 먹기 위해 스린 야시장에 갔다. 타이페이에서의 마지막 밤이었기 때문에 다양한 먹거리를 파는 스린 야시장에 가보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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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好朋友涼麵 (호붕우량면)
우리의 진정한 마지막 식사는 스린 야시장에 있는 好朋友涼麵(호붕우량면). 
대만식 참깨 땅콩 비빔 냉면을 파는 곳이다. 미슐랭 빕구르망에 등재된 곳인데,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대만식 냉면을 맛볼 수 있다. 메뉴는 단일 메뉴이기 때문에, 사이즈만 고르면 된다. 대자는 65달러이고, 소자는 50달러이다. 대자를 택한다 하더라도 한화로 약 2700원 정도면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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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도 좋지 않고, 만들어주는 것도 순식간이어서 이게 맛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첫입에 먹었을땐 도대체 이게 무슨 맛이지?하고 먹지만 어느 순간 다 먹게 되는 이 음식. 새콤한 맛이 나기도 하고, 아주 달달한 땅콩 소스 맛도 나는데 약간의 스파이시함도 느껴진다. 맵지는 않지만 매콤한 향이 살짝 베어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처음 먹는 맛이지만, 아주 입맛을 돋구는 맛있는 맛이었다. 마지막 식사가 이 대만식 냉면(?)이 되어 행복했던 밤이었다. 
[DAY 3] 타이페이에서의 마지막 날,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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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은 별도의 일정 없이, 타오위안 국제공항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12시 25분 비행기였기 때문에 부지런히 짐을 챙겨 공항철도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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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마음에 공항 터미널(타오위안 공항 2터미널) 내에서 유일하게 영업을 하고 있는 'Homee Kitchen'이라는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기대하지 않고 먹었는데, 꽤나 맛있었던 돼지고기 덮밥. 마지막까지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미식의 도시, 타이페이였다. '미식'으로 시작해서 '미식'으로 끝난 타이페이 2박 3일 식도락 여행. 즐거웠다. 
#대만여행 #타이페이 #타이페이2박3일 #타이페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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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을 깜빡한 지구1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이번 여행에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BESbsw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