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비오는 날 융프라우 올라가기! 그린델발트 2박3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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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른에서 그린델발트로 출발-!
스위스까지 왔는데 Top of Europe 융프라우는 빼먹을 수 없는 필수 코스이다. 다른 도시들로 이동이 편한 인터라켄에 숙소를 잡고 묵는 사람들도 많지만, 우리는 융프라우 외에 다른 도시로 이동할 생각은 없었고, 더 멋진 경관을 품은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 그린델발트에서 2박을 하기로 결정했다. 

DAY 1. 루체른에서 그린델발트로!

루체른에서 그린델발트로 가려면 기차를 타고 쭉~ 가다가 인터라켄에서 한 번 갈아타야한다. 가는 내내 스위스 산골마을의 아기자기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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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델발트 가는 기차 안
다만 구불구불한 길로 가다보니 속도는 좀 느리다. 나는 경치 구경하느라 신났었는데, 남편은 멀미를 하며 좀 힘들어했다. 길이 꽤나 구불거리니 멀미 심한 분들은 멀미약을 먹는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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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켄에서 그린델발트로 갈 땐 "2B" 플랫폼에서 기차를 타야한다. 인터라켄에서는 기차가 하나로 출발하지만 어떤 역에서 2A, 2B를 거점으로 라우터부르넨과 그린델발트가는 기차로 나뉘게 된다. 갑자기 도착지가 달라져 있을 수도 있으니 꼭 확인하고 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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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델발트는 작은 산 동네이다. 그린델발트역에 도착하면 그냥 길과 이어진 기차길에 내리게 된다. 내려서 앞을 보면 이렇게 웅장한 아이거산을 볼 수 있다. 이번 여행에 있어 가장 걸림돌은 날씨였다. 하루도 빠짐없이 흐리고 비가 와서 맑고 깨끗한 풍경을 보지는 못했다. 날씨가 맑아 아이거 산 꼭대기까지 보였더라면 더 큰 감동을 받았겠지만, 산신령이 구름타고 돌아다닐 것 같은 풍경도 꽤나 마음에 들었다.
그린델발트에서 선택한 숙소는 '선스타호텔'이다. 가격대는 좀 있지만 내부가 깔끔하고, 무엇보다도 웅장한 아이거산을 테라스에서 실컫 구경할 수 있다. 그린델발트 역에서 호텔까지는 언덕길을 올라야 했다.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오르막길을 오르자니 꽤나 숨이 찼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미리 요청하면 무료로 픽업서비스가 가능했다. 선스타호텔 가는 분들은 꼭 이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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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예약한 방은 프리미엄 더블룸! 방 종류가 여러가지인데 일반 더블룸으로 예약하면 아이거뷰가 아닌 방을 배정받을 수도 있다고 하여, 100% 아이거 뷰인 프리미엄 더블룸으로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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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거 산이 코앞에 있는 느낌...! 날씨가 흐려서 꼭대기 부분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런대로도 풍경이 좋았다. 그리고 그린델발트 자체도 산 중턱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루체른에 비해 확실히 기온이 낮은 느낌이었다. 해 떨어지면 테라스 문만 열어놓아도 서늘한 공기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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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선스타호텔의 큰 장점! 미니바가 무료이다. 미니바라고 해봐야 물과 음료수2병, 논알콜 맥주 2병이 전부이긴 하지만 논알콜 맥주를 마시고 있는 나에게는 큰 선물과도 같은 존재였다 ㅎㅎ
빠르게 방 구경을 마치고 수영장으로 달려갔다. 수영장에 이미 다른 사람들이 놀고 계셔서 사진은 못찍었지만 놀기 적당한 크기의 실내수영장이 있었다. 다만 물이 차갑고 수심이 140~160cm이기 때문에 웬만한 여성분들은 두발로 서서 놀긴 힘든 깊이이다. 대신 플로팅 소파가 있어서 둥둥 떠다니면서 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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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서도 통창을 통해 아이거산을 볼 수 있다. 물에 둥둥 떠서 만년설이 있는 산을 바라볼 수 있다니~!
수영장에서 한층 더 내려가면 사우나, 스파, 헬스장도 이용할 수 있다. 스파는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지않았다. 시간 여유가 된다면 스파받는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선스타호텔은 체크인이 4시라 도착하고 수영까지 하니 이미 저녁시간이 되어버렸다. 첫날 저녁은 마트에서 사온 것과 한국에서 싸온 즉석식품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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쿱마트에 신라면, 우동 등등 한국 컵라면들이 쌓여있어서 신기했다. 한국음식 다 떨어졌거나 못 사왔는데 라면이 땡긴다면 사먹기 딱일 것 같았다. 우린 챙겨간 즉석식품으로 저녁을 때웠지만 오랜만에 먹는 '밥'이 너무 맛있었다ㅜ-ㅠ
루체른에서 그린델발트로 이동하고 늦은 체크인으로 호텔에서만 머무르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래도 수영도 하고 (즉석식품이지만) 한식도 먹고 기분은 좋았다!

DAY 2. 눈보라 치는 융프라우

그린델발트까지 온 이유는 바로바로 융프라우를 가기 위해서! 아침부터 일어나 호텔 조식 야무지게 먹고 융프라우 오를 준비를 시작했다. 동신항운 사이트에서 쿠폰을 출력하면 융프라우 가는 티켓을 할인 받을 수도 있고, 융프라우 매점에서 신라면 컵라면을 무료로 받을 수도 있다. 아예 컵라면과 함께 점심을 해결할 생각으로 삼각김밥을 만들어갔다.
그 전에 혹시나 모를 고산병을 예방하기 위해 한국에서 구매해온 고산병약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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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약국에서는 처방전이 있어야 구매가능한데, 인천공항 내부 약국에서는 처방전 없이 구매 가능했다. 산 올라가기 1시간 전에 먹어야 한다. 나는 고산병약의 힘인지, 원래 멀미를 잘 안해서 그런지 고산병 증상은 딱히 없었다. 하지만 남편은 약을 먹었음에도 고산병 증상이 와서 좀 힘들어했다. 다행히 그린델발트로 내려온 후에는 나아짐!  혹시 모르니 약 먹는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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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것이 깨끗한 융프라우를 보지 못할 확률 100프로지만 그래도 가야지! 근데 이땐 미처 생각을 못했다. 산 아래에서 비가 내리면 만년설이 있는 융프라우 정상에선 눈보라가 온다는 사실을...
융프라우를 올라가는 티켓은 여러 종류가 있다. 융프라우 VIP 패스는 융프라우를 포함해 피르스트 같이 다른 산 또는 도시까지 갈 수 있는 티켓이다. 우리는 융프라우 외 다른 곳은 일정이나 체력이 안될 것 같아 융프라우 왕복티켓만 구매했다. 
그린델발트에서 융프라우를 왕복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아이거익스프레스를 타는 방법이다.
1. 그린델발트역에서 그린델발트터미널역으로 이동
2. 그린델발트 터미널에서 아이더익스프레스 타기
3. 아이거 글렛처에서 융프라우까지 기차타기
이 방법으로 왕복하고 슥슥 구경하면 최소 5시간 소요되는 코스이다. 날씨가 좋다면 중간에 트래킹을 할 생각도 했는데 눈과 비가 내리는 상황이라 깨끗하게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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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델발트 터미널로 가 아이거 익스프레스를 탔다. 운 좋게도 남편과 둘만 탑승해 편하게 대화하고 사진찍으며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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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보이는 그린델발트 마을의 모습은 꽤나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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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가 높아질수록 안개가 자욱해지면서 시야가 흐려졌다. 안개가 거치고 보이는 만년설! 내리던 비는 눈으로 바뀐 상태였다.
아이거 익스프레스를 타고 아이거글렛처 역까지 편하게 올라왔다. 기차로 갈아타기 전까지 시간이 좀 남아 나가서 눈 구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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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뽀독뽀독한 눈을 밟고, 만지니 기분이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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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기차를 타고 드디어 융프라우을 향해 고고!
역에 도착하고 목적지인 전망대까지 계속계속 걷다보면 사람들이 줄을 서있는 곳에 다다르게 된다. 융프라우 온 사람들은 꼭 스위스 국기랑 사진 찍잖아요? 그곳이 여기입니다!
만년설로 눈이 굉장히 부시기 때문에 선글라스 장착해주고 밖으로 나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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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눈이 세차게 오고 있어 아무것도 안보이고요...엘사의 나라인가...오직 하얀 눈 밖에 안보이네요...안전을 위해 더 높은 곳까지는 갈 수 없게 바리게이트를 쳐 놓아서 작은 국기랑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마저도 줄이 길어 꽤나 기다렸다.
근데 기다리는데 눈은 오고 바람도 불고 너무 춥고...ㅠㅠ 눈이 얼굴을 너무 때려서 목도리로 꽁꽁 싸매고 있어야 좀 덜 추웠다... 그래도 꿋꿋하게 기다려서 인증샷 남겼습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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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의 여행기에서 보던 파-란 하늘의 융프라우는 아니지만, 눈보라 치는 융프라우는 또 새롭죠?ㅎㅎ
참고로 히트텍, 니트, 경량패딩, 항공점퍼 4겹을 껴입었는데도 추웠다. 더우면 벗으면 되니까 융프라우 올라갈땐 여러겹 껴입고 가는게 안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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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프라우 인증샷 찍고 다시 입구쪽으로 오면 신라면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매점이 나온다. 여기에서 융프라우 티켓을 보여주면 신라면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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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열심히 싸간 삼각김밥 컵라면 위에 올려 뎁혀주고요. 눈 맞은 뒤 먹는 따뜻하고 매콥한 라면의 맛...최고...👍
이외에도 기념품가게도 있고 초콜릿가게도 있고 구경할 거리는 꽤 많았는데, 고산병 증세로 힘들어하는 남편을 위해 라면만 먹고 바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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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까워지는 그린델발트! 그린델발트 터미널에서 그린델발트역까지는 기차로 한정거장인데, 돌아갈때는 산책겸 걸어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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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걸으며 둘러보는 마을 풍경도 좋았다. 저기 언덕 위에 사는 분은 어떤 사람일까부터 시작해서 이런데 별장두고 휴일마다 놀러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쁜 마을 풍경으로 사진도 많이 남기며 천천히 그린델발트 역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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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델발트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상점이 주르르 몰려있다. 귀여운 인형부터 목각인형, 멋진 잔까지 다양한 기념품을 만날 수 있다. 어떤걸 살까 엄청 고민하다가 키링을 사용한 인형을 하나 골라왔다.
그린델발트에서 사먹는 처음이자 마지막 식사는 Barry's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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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기 힘든 메뉴인 스테이크와 햄버거! 루체른에서도 느꼈지만 감자튀김이 진짜 맛있었다... 감자칼이 유명하다는건 감자가 그만큼 맛있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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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델발트에서 마지막 밤은 테라스를 바라보며 와인 한잔 기울이는 것으로 마무리 했다. 테라스에 나가서 풍경을 바라보며 한잔 하고 싶었는데, 너무너무 추워서 그건 불가능했다. 문 살짝 열어놓고 쌀쌀하지만 시원한 공기를 느끼며 마지막 밤을 보냈다.

DAY 3. 마지막 여행지인 취리히로~

그린델발트에서의 2박 3일도 끝이나고, 어느새 이번 여행의 마지막 종착지인 취리히로 떠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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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스타호텔에 머물 땐,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커텐을 걷고 테라스로 나가 풍경을 바라 봤다. 여행 내내 비가 와서 겹겹이 늘어진 산들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는 못해는데, 마지막 날이라고 먼 곳에 있는 산 꼭대기에 해가 비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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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거산은 아닌거 같고....어떤 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또한 엄청 높은 산은 분명했다. 만년설이 소복히 쌓여있는 스위스의 산. 
여행하는 동안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면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날씨가 맑으면 아마 더 예쁜 풍경을 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산신령이 나타날듯 구름이 자욱한 그린델발트의 비오는 풍경도 운치있었다. 언제 눈보라 치는 융프라우를 올라보겠나, 언제 비오는 그린델발트를 구경해보겠나 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면 어떤 날씨여도 기분좋게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 8박 10일의 마지막 여행지인 취리히로 가보겠습니다~!
#그린델발트 #선스타호텔 #스위스 #융프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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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슈슈

꺅 스위스 너무 좋죠 ㅠㅠㅠ 저는 그린델발트에사 키링 없는 인형 샀는데 !! 제가 산 인형 사진이 있어서 넘 반가웠네용 ㅋㅋㅋ

BESbsw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