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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 | LA 여행 일정, 가볼만한 곳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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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도시, 로스앤젤레스에서 보낸 5박 6일 💖

천사들의 도시, 로스앤젤레스에서 보낸 5박 6일 💖
     
         
 〰️ 2022년의 어느 봄 날, 친구는 나에게 로스앤젤레스 여행을 제안했다. 원래부터 나는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기도 했고, 게다가 아직 위드 코로나가 완전히 시행되기 전이었던 시점! 이것저것 많은 생각들에 조금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에라 모르겠다! 이내 친구의 말에 못 이긴 척 나는 로스앤젤레스로 떠나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 DAY 1.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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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X 공항에 내려서 찍은 첫 사진 📸

〰️ 여행 전 내 머릿속을 어지럽혔던 여러 고민들이 생각났던 것도 잠시. 비행기가 로스앤젤레스 상공에 진입하자 창을 통해 느껴지는 따끈따끈한 날씨에 마음이 설레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흔히 느낄 수 없는 건조하고 후텁지근한 공기였다. 이곳의 뜨거운 날씨가 내게는 왠지 포근하게 느껴져 기분이 좋아졌다. 한 번도 로스앤젤레스라는 여행지를 바랬던 적은 없었지만 여행이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나는 이 도시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었다.
     
  • 쉐라톤 파크 호텔 앳 더 애너하임 리조트

    1855 S Harbor Blvd, Anaheim, CA 92802 미국

모든 것들이 정말 만족스러웠던 쉐라톤 호텔!
      
 〰️ 우린 이번 로스앤젤레스 여행의 첫 목적지를 디즈니랜드로 정했다. 주말마다 디즈니 만화동산으로 아침을 열었던 9n년생 동갑내기들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여행 일정을 계획하며 우리는 디즈니랜드에서의 시간을 좀 더 편하게 즐기고 싶다고 생각했고 큰 고민 없이 근처에 위치한 호텔을 예약했다. 엄청 오래되고 낡은 호텔이라는 후기에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왠걸? 공항에서 우버를 잡아타고 달려온 쉐라톤 파크 호텔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멋진 곳이었다. 
     
  • 다운타운 디즈니 디스트릭트

    Downtown Disney, Anaheim, CA 92802 미국

어두웠지만 설렘이 가득했던 다운타운 디즈니 스트릭트에서 💖
     
 〰️ 서둘러 숙소에 짐을 풀고 디즈니랜드 앞에 있다는 테마 거리인 다운타운 디즈니로 향했다. 저녁이 되어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에 거리 양 옆에 심어진 커다란 야자수 잎들이 자유롭게 흔들렸다. 캘리포니아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상 속에서의 모습과 똑같았다. 제법 늦은 시간까지 점심도, 저녁도 먹지 못했던 탓에 배가 고팠지만 매 걸음마다 우리를 붙잡는 다운타운 디즈니의 많은 것들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왠지 영화 라따뚜이가 생각났던 라비올리! 정말 맛있었다!
   
 〰️ 넋을 놓고 다운타운 디즈니의 이곳 저곳을 구경하던 것도 잠시,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만큼 배가 고파진 우리는 이곳에서 가장 빨리 입장할 수 있는 식당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주문을 하고 조금 뒤 등장한 어마어마한 크기의 피자! 우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카메라를 들이밀고 사진을 찍었다. 가까이에서 한 장, 멀리에서 또 한 장, 동영상까지 야무지게 찍은 뒤 포크를 들었다. 이렇게 별 것 아닌 일들에도 신기하고 즐거웠던 밤, 로스앤젤레스의 첫 날이 지나가고 있었다.
      
     

➰ DAY 2. 꿈과 환상의 나라 디즈니랜드에서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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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던 하늘, 그리고 파란 지붕의 디즈니 성 🏰
    
 〰️ LA에서 맞는 첫 아침. 로스앤젤레스의 하늘은 오늘도 새파랗게 맑았다. 우린 지난 밤 끝내 다 먹지 못해 포장해 온 피자로 아침을 대신하고 부지런히 짐을 챙겨 디즈니랜드로 출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길 여기저기에선 귀여운 디즈니 아이템을 장착한 사람들이 나타났다. 누군가는 디즈니 모자를 썼고 또 누군가는 디즈니 양말을 신은 식이었는데 그 모습이 왠지 비장하면서도 너무 귀여워서 자꾸만 웃음이 났다.
     
  • 애너하임 디즈니랜드

    Disneyland East Esplanade, Anaheim, CA 92802 미국

모두가 한 가지 이상의 디즈니 아이템으로 멋을 낸 귀여운 모습 💖
     
 〰️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었다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디즈니랜드 입구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코로나 인원 제한으로 인해 이 날은 사람이 적은 편이었다고 했다. 40분에 가까운 긴 기다림 끝에야 입장을 할 수 있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디즈니 아이템과 귀여운 코스튬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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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이 되어 예쁘게 불이 켜진 신데렐라 성 🏰💖
     
 〰️ 알차게 끝까지 놀자는 다짐처럼 우린 저녁 늦은 시간까지 디즈니랜드에서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으로 디즈니랜드의 클라이막스! 불꽃놀이를 보고 숙소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이런!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이 날의 불꽃놀이 행사가 취소되었다는 슬픈 소식을 들었다. 아쉽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예쁘게 불이 켜진 신데렐라 성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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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성과 환호가 가득했던 시간. 모두의 표정이 들떠보였다.
     
 〰️ 우리는 디즈니 감성이 가득한 메인로에 서서 불꽃놀이 대신 레이저쇼를 보았다. 디즈니 영화 속 여러 노래들도 함께 나왔는데 재밌었던 것은 모두 디스코 버전이었다. 신나는 음악 덕분인지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었고, 이윽고 겨울왕국 ost 인 Let it go 가 나오자 모두 기다렸다는 듯이 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전세계 곳곳에서 온 사람들이 디즈니랜드에서 만나 렛잇고 떼창이라니... 국적도 인종도 나이도 모두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한 자리에 모여서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는 게 왠지 모르게 뭉클해졌다. 아쉬움이 남기도 했던 하루였지만 그래서 다음 번이 또 있는 거겠지. 행복했던 기억을 안고 퉁퉁 부은 다리와 구멍 뚫린 양말과 함께 숙소로 돌아왔다.
    
   

➰ DAY 3. LA에서 유명한 것들은 몽~땅 다 해보기!

헐리웃 사인부터 어반라이트까지 ✨
     
 〰️ 벌써 로스앤젤레스에서 보내는 세 번째 날! 꿈만 같았던 디즈니랜드에서의 시간을 뒤로 하고 오늘부터는 본격적으로 로스앤젤레스 여행을 시작할 차례였다. 그러기 위해서 해야 할 오늘의 첫 미션은?! 유명한 LA의 관광지들과 거리가 가까운 코리안 타운으로 숙소를 옮기기! 우리는 로스앤젤레스에서의 첫 기억을 멋지게 장식해주었던 쉐라톤 호텔과 작별하고 1시간 동안 고속도로를 내달려 코리안 타운 외곽에 있는 한인 민박집에 도착했다.
     
  • 로스앤젤레스 Marie BnB

    886 Crenshaw Blvd, Los Angeles, CA 90005 미국 LA 한인 민박 Marie B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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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늑했던 우리의 두 번째 숙소, Marie BnB 💖
     
 〰️ 두 번째 숙소인 Marie BnB에 도착하자 주인 아주머니, 아저씨가 밖으로 나와 우리를 살갑게 맞아주셨다. 아주머니는 우리에게 '커플방을 예약했길래 신혼부부일 거라고 생각하셨다'며 '이불도 커플로 맞춰야 할 지를 고민했어~' 하곤 웃으셨다.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한동안 우리 옆에서 숙소의 규칙과 LA 여행을 더 잘 즐길 수 있는 꿀팁들을 알려주셨는데, 문득 친절하셨던 주인분들 때문에라도 다시 이 곳에 여행을 오고 싶다는 이 숙소의 후기들이 떠올랐다. 짧은 체크인 절차가 끝나고 조심히 다녀오라는 주인 아주머니와 아저씨의 배웅을 받으며 LA에서의 셋째 날 여행이 시작되었다.
     
  • 북창동 순두부

    3575 Wilshire Blvd, Los Angeles, CA 90010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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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에서 느끼는 한국의 맛 😚💖
누룽지까지 정말 완벽하게 든든한 한 끼였다!
    
 〰️ 숙소에 짐을 두고 나와서 향한 곳은 북창동 순두부 찌개 집이었다. 어쩌다보니 각자가 다른 곳에서 미국살이를 하고 있었던 우리는 한식이 매우 그리운 상태였는데 이번 LA 여행에서 조금이나마 한을 풀어보기로 했던 터였다. 반찬의 개념이 없는 미국에서 한 상 가득 밑반찬이 차려지는 걸 보고 있자니 왜인지 기분이 묘했다. 순두부찌개는 물론이고 오래 전 학교 급식 메뉴를 생각나게 했던 조기구이와 뜨끈한 누룽지까지 야무지게 먹은 뒤, 우린 다음 장소로 향했다.
     
  • 레이크 할리우드 공원, Lake Hollywood Park

    3114 Canyon Lake Dr, Los Angeles, CA 90068 미국

헐리우드 사인이 가장 가까이 보이는 공원에서.
       
 〰️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간 곳은 바로 헐리우드 사인이 가장 가까이 보인다는 레이크 할리우드 공원이었다. 사실 이 곳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헐리우드 사인에 큰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실제로 와서 직접 눈으로 헐리우드 사인을 보니 새삼 느껴지는 게 달랐다. 사진이나 영상 속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거대함에 한동안 멍하니 헐리우드 사인이 위치한 산을 바라보았다. 공원에는 우리 같은 여행객들이 아닌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나온 사람들도 꽤 많았는데 그래서인지 LA의 다른 관광지들과는 다르게 특유의 평화로운 느낌이 있었다. 우리는 헐리우드 사인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이 곳의 여유로움을 마음껏 느끼다가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 헐리우드 명예의 거리

    6901 Hollywood Blvd, Los Angeles, CA 90028 미국 Walk Of F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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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LC 차이니스 극장 > 헐리우드 명예의 거리 > 돌비극장 > 라라랜드 기념품샵
     
 〰️ 레이크 헐리우드 공원에서의 시간이 잔잔하고 여유로웠다면 영화 산업으로 잘 알려진 헐리우드 거리에서의 시간은 좀 더 활기가 넘쳤다. 바닥에 여러 배우들의 핸드 프린팅이 있어 유명한 TLC 차이니스 극장 앞은 영화표를 끊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맞은 편 디즈니 소유의 El Capitan 극장은 행사가 있다며 인원 통제를 하고 있었다. 덕분에 디즈니 극장과 기라델리 초콜렛샵을 구경하려던 계획은 실패! 깔끔하게 포기하고 돌비극장으로 들어가 우리나라 영화 Parasite (기생충)이 써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목록을 구경한 뒤, LA에서 가장 큰 기념품샵이라는 라라랜드를 구경했다.
     
  • 할리우드 하이랜드

    6801 Hollywood Blvd, Los Angeles, CA 90028-6136

헐리우드 하이랜드를 포함한 LA 시내 곳곳에 있는 야자수들이 너무 멋졌다
     
 〰️ 정신없이 몰아치는 헐리우드 거리 구경에 기운이 다 빠져버린 우리는 잠시 휴식시간을 갖기로 했다. 근처 벤엔제리 매장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헐리우드 하이랜드 앞에 있는 벤치에 풀썩 앉으니 살랑,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조그만 바람의 움직임에 높이 매달려 있던 야자수 잎은 너풀거렸고 몇 발짝 안 떨어진 거리에선 아까의 복잡한 소리들이 아득하게 들려왔다. 한동안 멍하니 친구와 한 입씩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으며 주변 곳곳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헐리우드 하이랜드 건물 2층에서 바라본 헐리우드 사인.
       
〰️ 레이크 헐리우드 공원에서 헐리우드 사인은 실컷 보고 온 상태였지만 이곳 헐리우드 하이랜드에서 보는 헐리우드 사인도 멋지다길래 우린 다시 힘을 내어 건물 윗층으로 올라가보기로 했다. 우리가 갔을 때에는 대부분의 건물 입구가 공사중이라는 팻말로 막혀있어 올라갈 수 있는 곳을 찾기가 꽤 힘들었다. 조금은 투덜대는 마음으로 올라와 탁 트인 건물의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나타난 야자수와 헐리우드 사인 뷰. '그래도 올라올만한 가치가 있었네' 하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건물 옆 벽면에는 이런 귀여운 그림들이 있었는데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림 속 사람들이 헐리우드 사인을 바라보는 우리를 촬영하는 것처럼 보여서 재밌었다. 헐리우드 사인은 이제 원없이 봤다는 생각이 들 때쯤, 우린 다음 장소를 향해 이동했다.
     
  • 인앤아웃 버거

    7005 Sunset Blvd, Los Angeles, CA 9002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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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인앤아웃 버거를 먹어줘야지!
빨간 타일과 네온사인등이 풍기는 미국 특유의 느낌이 좋다.
     
 〰️ 한참동안 밖에서 돌아다닌 탓에 배고파진 우리는 근처에 있는 인앤아웃 버거로 향했다. 대학생 때 샌프란시스코로 견학을 가서 인앤아웃 버거를 처음 경험해본 뒤 무려 8년만이었다. 어렴풋한 기억에서와 마찬가지로 인앤아웃은 오늘도 저녁 메뉴를 주문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매장 내에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많이 남아있지 않았던 터라 나는 친구에게 자리를 맡기고 비장한 걸음으로 긴 주문 줄 끝에 섰다. 영어를 잘하는 친구의 도움 없이 혼자 주문을 하는 상황에 긴장이 되기도 했지만, 주문을 받았던 친절한 직원 분의 응대에 무리없이 주문을 마쳤다. 오래지않아 우리가 주문한 버거가 나왔고 우린 맛있게 버거를 먹으며 인앤아웃 버거와 파이브가이즈의 버거 중 무엇이 더 맛있는지에 대한 설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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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밖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할 무렵 우리는 서둘러 숙소로 돌아갔다.
 〰️ 인앤아웃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는 동안 어느덧 밖은 깜깜해진 상태였다. LA에 대한 무시무시한 소문에 겁을 먹은 우리는 재빠르게 우버를 불러서 숙소로 향했다. 우리의 호출을 받고 온 우버기사는 우리 또래의 남자였는데, 본인을 엄청난 푸디 (Foodie, 미식가)라고 소개하는 말에 친구는 방금 전 우리의 설전에 그 우버 기사를 초대했다. "너는 인앤아웃과 파이브 가이즈 중 어디 버거를 더 좋아해?" 로스앤젤레스가 고향이라는 그 친구의 선택은 당연 인앤아웃. 파이브 가이즈의 버거를 선택한 나는 숙소까지 가는 동안 내 친구와 우버 기사의 인앤아웃 버거의 매력에 대한 특강을 들어야했다.
     
  • 어반 라이트

    5985-5999 Wilshire Boulevard, Los Angeles, CA 90036, USA

어두운 밤에 더 예뻤던 어반라이트 💡
     
 〰️ 이른 저녁시간부터 숙소로 돌아온 우리를 보고 Marie BnB 주인 아주머니는 너무 일찍 숙소로 돌아온 거 아니냐며 아쉬워하셨다. 그러면서 늦은 시간에도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는 LA의 관광명소 몇 곳을 소개해주셨는데 우리는 용기를 내어 그 중 어반라이트라는 곳에 가보기로 했다. 다녀올게요 하는 우리의 말에 아주머니께서는 낮에는 찌는듯한 LA지만 저녁에는 추울 수 있다며 친구가 마시고 있던 따뜻한 커피를 보온병에 담아주셨다.
    
 〰️ 아주머니의 말처럼 다시 우버를 타고 달려서 도착한 LACMA 미술관 앞 어반라이트에는 정말 사람이 많았다. 우린 먼저 와있던 다른 사람들처럼 밝은 조명 속으로 들어가 여러 장의 사진을 남겼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쉴 새 없이 새로운 경험들을 했던 날, 수많은 조명들로 밤 늦게까지 반짝반짝 예뻤던 LA 여행의 셋째날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 DAY 4. 영화에서 보던 그 곳, 비버리힐스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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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풍경이 펼쳐졌던 비버리힐스에서.
      
 〰️ 로스앤젤레스 여행의 네 번째 날. 주인 아주머니의 애정 덕분이었을까, 바뀐 숙소의 잠자리는 왠지 쉐라톤 호텔보다 더 포근하게 느껴졌다. 가뿐해진 몸으로 든든하게 조식을 챙겨먹고 오늘은 숙소가 있는 곳 근처에서 시작해 베니스 비치와 산타모니카 비치가 있는 해안가 쪽으로 이동하며 여행을 하기로 했다. 
    
  • 핑크월

    8221 Melrose Ave, Los Angeles, CA 90046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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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의 파란 하늘과 잘 어울렸던 핫핑크 색깔의 핑크월.
     
 〰️ 아침부터 부지런히 나와서 도착한 첫 번째 목적지는 핑크색 벽의 외관으로 유명한 폴 스미스 핑크월! 사진이 화사하게 잘 나오는 곳이라 여행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많이 온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너무 이른 시간에 도착한 것인지 매장 근처에는 경비를 서고 있는 사람들밖에 없었다. 우리가 핑크색의 벽 쪽으로 다가서자 경비들은 익숙한 듯 반대쪽으로 저만치 비켜섰다. 살짝 실구름이 낀 하늘과 쨍한 핑크색 벽 아래에서 한참동안 사진을 찍고난 후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이 곳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줄을 서고 있었다. 
     
  • Jamra Grill

    7275 Melrose Ave unit b, Los Angeles, CA 90046 미국 Jamra Grill

현지인 추천 맛집답게 양고기 케밥이 정말 맛있었다.
   
 〰️ 핑크월이 있는 이 주변 길에는 작고 귀여운 상점들이 많이 있기로 유명했는데 이른 시간이라 다들 아직 오픈을 하지 않았는지 조용했다. 핑크월에서의 사진찍기가 끝난 뒤, 이제 뭘 해야할까 고민하던 우리는 조금 걸어서 어제의 우버기사가 알려줬던 양고기 케밥을 파는 맛집인 Jamra Grill에 가보기로 했다. 폴스미스 매장에서 몇 블럭 조금 떨어진 곳이긴 했지만 LA의 예쁜 풍경들을 구경하며 걸으니 생각보다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 Jamra Grill의 양고기 케밥은 들은대로 정말 맛있었다. 좋은 고기를 쓴 덕분인지, 좋은 솜씨를 가진 요리사 덕분인지,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하나도 나지 않았다. 창가로 쏟아지는 LA의 오전 햇살을 맞으며 맛있는 음식들을 배불리 먹고난 뒤, 우리는 비버리 힐스와 로데오 거리로 이동했다.
     
  • 비버리 힐스

    Beverly Hills, CA, USA

캘리포니아의 청량함과 유럽의 우아함이 공존했던 비버리힐스와 로데오 거리에서.
내 생애 첫 블루보틀을 경험했다! ☕
     
 〰️ 한창 더운 시간대에 비버리힐스로데오 거리에서 뚜벅이 여행을 이어가던 우리는 결국 이른 오후부터 지치고 말았다. 타는 듯한 목마름에 일단 카페로 들어가 물이라도 마시기로 하고 지도를 보던 중 블루보틀이 눈에 들어왔다. 원래대로라면 산타모니카 비치 근처에 있는 블루보틀에 갈 예정이었지만 그때까지 참기에는 둘 다 너무 힘들었던 상황. 사막에서 오아시스라도 만난 심정으로 블루보틀에 들어가 잠시 휴식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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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스앤젤레스스러움이 묻어났던 해변가의 야자수길.
    
 〰️ 블루보틀에 앉아있으면서 조금 기운을 차린 우리는 우버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베니스 비치로 이동했다. 베니스 비치에서 산타모니카 비치까지 이어진 백사장 옆에는 야자수 길이 있었는데 쌀쌀하게 불어오는 바닷 바람에 잎이 심하게 흔들렸다. 저러다 떨어지면 어쩌지 걱정되던 찰나, 내 앞에 서 있던 친구에게로 야자수 잎이 툭 떨어졌다. 다행스럽게도 많이 다치진 않았지만 다리를 살짝 스친 것만으로도 친구는 꽤 통증이 크다며 아픈 표정을 지었다. 
    
 〰️ 야자수 잎의 공격을 받은 이후 우리는 야자수 길을 빠져나와 화장실이 있는 건물을 찾아다녔다. 블루보틀에서는 목이 말라 각자 큰 음료 한 잔씩을 비웠는데, 갑자기 해변가 근처에서 날씨가 쌀쌀해지자 화장실이 가고 싶어진 탓이었다. 지도를 보고 찾아간 두 곳의 스타벅스들이 모두 문을 닫은 바람에 마음이 급해지려고 하던 중 우연히 우리는 얼스카페를 발견했다.
    
  • 얼스 카페

    2327 Main Street, Santa Monica, CA 90405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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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버블티를 만났던 산타모니카 얼스 카페에서 💖
    
 〰️ 얼스카페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눈 앞에 보이는 메뉴인 블랙 밀크티 보바를 시킨 후 문 옆으로 보이는 화장실로 뛰어들어갔다. 몇 분 뒤, 마음의 평화를 되찾고 나온 우리는 자리에 앉아 메뉴가 나오길 기다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느샌가 또 하루가 흘러 일몰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음료만 빨리 마시고 산타모니카 비치로 가서 해가 지는 것을 구경하자고 하면서 서빙된 블랙 버블티를 한 입 마셨는데 세상에. 이제껏 내가 마신 블랙 버블티 중 가장 맛있었다. 우연히 들어온 곳에서 이렇게나 맛있는 음료를 맛볼 수 있게 되다니! 감탄이 나왔던 이 곳의 음료를 한 모금, 한 모금, 곱씹듯이 마셨다.
         
  • 산타모니카 비치

    Santa Monica, CA 90401, United States

일몰 시간이 되자 하얗게 부서지던 파도는 노란 빛으로 물들었다.
       
 〰 잠시 얼스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일몰 시간에 맞춰 우린 산타모니카 비치로 나왔다. 베니스 비치와 산타모니카 비치는 신기하게도 백사장의 길이가 정말 길었는데 그래서인지 바다를 보게 되었을 때의 감격이 더 크게 느껴졌다. 뉘엿뉘엿 해가 지기 시작하자 산타모니카 피어 위로 올라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고 하얗게 부서지던 파도는 점점 더 예쁜 노랑 빛으로 물들었다.
        
  • Route 66 End of the Trail Sign

    330 Santa Monica Pier, Santa Monica, CA 90401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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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타모니카 비치에 있던 Route 66 도로의 끝을 알리는 표지판
   
 〰️ 잔잔하게 해가 지는 산타모니카 해변 뒤의 모습은 꽤나 시끌벅적했다.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 이곳저곳에서 사진을 찍었고 근처 작은 놀이공원인 퍼시픽 파크에서는 놀이기구를 타는 사람들의 들뜬 비명소리가, 여러 가게들에서는 신나는 노랫소리가 울려퍼졌다. 
    
해가 지고 난 후의 산타모니카 해변 💖
       
 〰️ 빼꼼 나와있던 해가 완전히 모습을 감추고 하늘에 노을이 가득할 무렵, 우리는 천천히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빠져나왔다. 피어를 완전히 빠져나오는 동안 하늘은 점점 어둑어둑해졌는데, 그라데이션으로 물든 얕은 남색의 하늘과 길가에 심긴 야자수 나무의 모습이 그림처럼 멋졌다. 해가 지자 서늘했던 바람은 이제 쌀쌀하게 느껴졌는데, 우리는 낮아진 기온에 저녁을 먹으러 가기 전 숙소에 들러 조금 더 따뜻한 옷을 챙기기로 했다. 
      
  • 아가씨곱창

    3744 W 6th St, Los Angeles, CA 90005 미국

오랜만에 밖에서 먹는 곱창은 정말 감격적인 맛이었다!
     
 〰️ 진한 여운이 남았던 산타모니카 비치의 일몰을 뒤로하고, 저녁을 먹기 위해 아가씨 곱창으로 향했다. 벌써 오후 9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가게 앞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30여분 후 식당 안으로 들어가 앉자 여러 직원분들이 금새 테이블 세팅을 해주셨는데 일사분란하게 돌아가는 모습이 마치 한국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소문대로 이 곳의 곱창은 정말 맛있었다. 한국의 맛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나는 왠지 로스앤젤레스에서 먹은 이 맛이 한국에 간 후에도 종종 그리울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보다 비싸고 한국에서보다 먹기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고 싶어 먹는 맛. K-마무리로 밥까지 야무지게 볶아먹으며 우리는 LA에서의 넷째날 여행을 마쳤다.
   
     

➰ DAY 5. 여유로웠던 여행의 마지막 코스, 게티 빌라 그리고 천문대.

게티 빌라로 가는 동안 예쁜 말리부 해변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 끝날 것 같지 않았던 LA 여행의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날이 실제적인 여행의 마지막 날은 아니었지만 다음 날 아침 비행기로 LA를 떠나야 했던 우리에게는 마치 마지막처럼 느껴졌던 날. 오늘만큼은 큰 욕심을 버리고 여유로운 여행을 하기로 다짐하며, 말리부 해변이 보이는 예쁜 길을 달려 이 날의 첫 번째 목적지인 게티 빌라에 도착했다.
     
  • 게티 빌라, Getty Villa

    17985 E Pacific Coast Hwy, Pacific Palisades, CA 90272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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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의 따사로운 햇빛과 정말 잘 어울리는 정원이었다.
사방이 예쁜 파스텔톤 그림 같았던 곳 💖
     
 〰 여행의 마지막 날 일정으로 이 곳을 선택한 것은 정말 좋은 결정이었다. 예쁘게 잘 가꿔진 정원을 천천히 걸으며 여행동안 분주해졌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분수대에서 흘러나오는 물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았다. 시간에 맞춰 진행되는 콜렉션 투어를 듣고 미술관의 여러 소장품들을 둘러보던 중 우리는 한국어 지원 업무를 맡은 외국인 직원분을 만났다. 본인의 이름을 바박이라고 소개하던 그 친구는 한국인인 우리를 만나 너무 반가워했다. 조금은 어눌한 한국말이었지만 바박 덕분에 이곳에서의 시간이 더 즐거웠던 기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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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번쯤 꼭 와보고 싶었던 그리피스 천문대 앞에서 📸
    
 〰 너무 예쁜 곳이라 떠나고 싶지 않았던 게티 빌라에서 나와 이번엔 그리피스 천문대로 향했다. 내가 LA여행을 계획하면서 디즈니랜드 다음으로 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게티 빌라와는 거리가 꽤나 멀었던 덕분에 천문대까지 가기 위해선 우버를 타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1시간 동안이나 달려야했다. 한참동안 달리고 또 달려, 차멀미가 없는 나조차도 더이상 못 버티겠다 하는 생각이 들 때쯤 저 멀리 천문대의 모습이 보였다. 오랜시간을 들여 도착한 천문대의 모습은 제법 웅장해보였다. 
     
천문대에서도 잘 보였던 헐리우드 사인과 너무 예뻤던 이날의 일몰 🌄
     
 〰️ 천문대에서 내려 옆을 보니 셋째날 우리 일정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헐리우드 사인이 큼지막하게 보였다. 건물 앞에는 천문대와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과 헐리우드 사인을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한쪽에서는 천문대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 증명서를 확인하는 직원들의 이야기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천문대의 밖을 먼저 둘러본 후에 안으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 그리피스 천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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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문대 앞에서 바라보는 로스앤젤레스의 야경은 정말 멋졌다 ✨
     
 〰 그리피스 천문대의 곳곳을 구경하고 일몰을 보는 동안 어느덧 날이 저물었다. 한참 천문대 안에서 여러 전시물들을 구경하던 나에게 친구는 "빨리 밖으로 나와봐!"라며 나를 불렀다. 반짝이는 밤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영화 라라랜드 속 그 모습이었다. 수많은 불빛들을 보다보니 정말 별들의 도시 (city of stars)라는 노래가 나올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별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서 별과 달을 보고, LA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야경을 보았던, 우리 여행의 완벽한 마지막 날 밤이었다. 
     
     

➰ DAY 6. 즐거웠던 기억을 안고 다시 집으로.

기내식으로 받은 귀여운 델타 쿠키.
      
 〰 LA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아침. 오전 비행기로 로스앤젤레스를 떠나는 일정이라 아침 일찍부터 짐을 챙겨 숙소를 나왔다. 길다면 길고 또 짧다면 짧은 5박 6일의 여행이었지만 이곳에서 기대한 많은 것들을 다 해보았다는 만족감 덕분이었을까, 여느 여행지에서와는 달리 떠나는 마음이 제법 가벼웠다. 짧은 작별인사를 나누고 친구는 다시 텍사스로, 나는 시애틀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3시간여의 비행 후 착륙 시간이 다가오자 창 밖으로 뭉게구름이 한가득 보였다. 바짝마른 따뜻한 공기가 사라지고 서늘한 물기를 머금은 촉촉한 공기가 느껴지는 동시에 무사히 여행을 잘 다녀왔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즐거웠던 나의 LA여행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LA여행 #로스앤젤레스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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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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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가는 개미1

이 LA 여행 일정은 도시의 최고 명소를 탐험하는 포괄적인 안내서입니다. 이것은 천사의 도시로 여행을 계획 중인 모든 사람에게 유용한 자원입니다. 저는 https://www.bitcasino.com/ko/roulette-ko/ 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을 하면서 지붕 위에서 도시의 빛을 감상하는 것을 상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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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잠 많은 감자

LA의 모습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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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쇠똥구리1

부럽다ㅜㅜ 나도 나중에 꼭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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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지키는 주사기1

LA 정말 좋아보여요! 저도 가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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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리밤이

LA갈때 많은 도움이 되겠네용

BESbsw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