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리얼매치] 엉겁결에 리스본 2박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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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가게 된 도시에서 2박 3일 보내기
사람들은 흔히들 '갑자기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 상상은 많은 경우에 '당장 공항으로 가서, 아무 비행기나 잡아타고 떠나고 싶다'는 식으로 나타난다.
니스에서 그라나다로 가는 비행기를 놓쳐 리스본에 가게 되었다.
그날 짧은 시간에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ㅎㅎㅎㅎㅎㅎ
리스본은 전체 여행일정에 들어 있는 도시 중 하나였지만 그렇게 빨리 가게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그렇게 만난, 다시 올 예정이었던 리스본은 1박만 하고 넘어가려던 계획을 바꾸게 만들었다.
*나는 어떻게 리스본에 가게 되었나*
아침, 니스 공항에서 비행편이 알림판에 뜨지 않아서 혹시나 하고 터미널을 왔다갔다 해봤다. 그리고 약 30분쯤 뒤, 비행기를 놓쳤다는 걸 깨달았다. '할수있어, 울지마'를 되뇌이며ㅠㅠ 공항 한구석에 앉아 스카이스캐너를 뒤지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니스 공항은 와이파이를 공짜로 쓸 수 있게 해주기는 개뿔 당장 한 시간쯤 뒤에 리스본 경유해서 스페인으로 가는 항공편이 있는데 결제 페이지로 넘어가질 않아!!!ㅠㅠㅠㅠㅠㅠ 배낭과 캐리어를 끌고 유료 인터넷 존으로 갔다. 돈을 넣었는데 왜 결제를 못하니.....ㅠㅠㅠㅠㅠ...사람에게 사기로 결정하고 ATM을 또 찾아서 돈을 뽑았다^.ㅜ.... 항공사도 작아서 티켓 카운터 찾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이래이래 해서 스페인으로 갈 수 있어?' 하고 물어보니 된다고 한다. '여기서 티켓 살 수 있어?' 프랑스인 직원은 'ㅇㅇ'하고 대답해서 너무나도 나를 기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내 티켓을 끊어주었다. 체크인은 직접 해야 한단다. 그리고 탑승 45분 전에 체크인 카운터 앞에서 연결 항공편 티켓이 발권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티켓 카운터 앞으로 돌아가 직원에게 따지니 직원은 더 이상 영어를 쓰지 않았다!!! 불어!! 불어를 했어야 했는가봉가...^^....
하여간, 당장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보안 검색대 앞에서 '비행기 놓치니까 먼저 가겠다고' 소리를 질러서 먼저 지나가고, 뛰어갔다.
내 목소리가 그렇게 크게 날 수 있는 지 처음 알았다.
결국 보딩 개시 3분 전에 게이트 앞에 도착했고, 그렇게 비행기를 타고 리스본으로 떠나게 되었다.
  • 니스 코트다쥐르 공항

    Rue Costes et Bellonte, 06206 Nice, France

결국 여기서 리스본 가는 비행기표를 샀다^.^!!
  • 리스본 포르텔라 국제공항

    Alameda das Comunidades Portuguesas, 1700-111 Lisboa, Portugal

내리면서도 머릿속에서는 생각이 다 정리되지 않았다. 그때 짐 찾으러 가는 길이 면세구역을 지나고 몇 번이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했어야 했는데 그 와중에도 '아, 굉장히 감각적으로 잘 꾸며놨다'는 생각은 들었다. 다시 공항 한구석에 앉아서ㅠㅠ 어떻게 할 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리스본 공항에서는 무료 와이파이를 30분간 쓸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스페인으로 넘어갈 수 있는 항공편 찾기, 리스본 내 숙소 탐색 및 예약, 시내 들어가는 교통편 탐색, 리스본->스페인 버스편 알아보기, 페북에 근황 올리기가 놀랍게도 20분만에 끝났다....ㅎㅎㅎㅎㅎㅎ 스페인 가는 항공편이 너무 비싸서 야간버스를 타고 넘어가기로 했고 일단은 리스본에 머물기로 했다^.^!!!!!
  • Music Hall Lisbon Hostel

    Avenida António Augusto de Aguiar 66, 1050-018 리스본 포르투갈

공항에서 급 예약한 호스텔. 깨끗해 보였으며 평이 진짜 좋았고 Female dorm이 있었으며 프로모션으로 1박당 9유로였던가 굉장히 싸게 예약했다. 올해 여행 하면서 북킹닷컴 지니어스였나.... 그런 등급으로 올라서 할인 많이 보이는데 이제 갈 수가 없다^.ㅜ 하여간 뮤직 홀이라는 이름 답게 방과 침대마다 음악 장르나 뮤지션 이름이 써 있다. 깨끗하고 아침이 맛나다. 그런데 매일 늦잠자느라 제대로 먹은 적이 없닼ㅋㅋㅋ 건너편 침대에도 내 또래 여자애가 체크인했다. 굉장히 활발하게 말을 걸길래+악센트 때문에 싱가폴 사람인거 알아챘다!! 이름은 E라고 했다. 얘랑 같이 저녁 먹고 시내 구경하기로 함!!
  • 알파마 지구

    Largo dos Lóios 4, 1100-129 Lisbon, Portugal

교통비가 싸지 않기 때문에 알파마 지구까지 걸어 내려가기로 했고, E는 전날 워킹투어를 해서 상당히 많은 걸 알려줬다. 이 광장의 타일이 뭘 의미한다거나, 저 동상의 왕은 조롱받고 있다거나...하는 것들. 그리고 꽤 걸어서 들어선 알파마 지구의 건물들은 이국적인 느낌으로 충만했다. 더군다나 당시에 축제 기간이었고 했기 때문에 거리는 온통 색색깔로 장식되어 있었다.
  • 리스본 대성당

    Largo da Se, 1100-585 Lisbon, Portugal

여기서 사진 찍고 돌아감. 밤이라서 열리진 않았다. 잠깐 서서 뭐 찾아보는데 흑인 아이들이 우리 주변을 뱅뱅 돌아서 좀 무서웠다.
  • Music Hall Lisbon Hostel

    Avenida António Augusto de Aguiar 66, 1050-018 리스본 포르투갈

  • Music Hall Lisbon Hostel

    Avenida António Augusto de Aguiar 66, 1050-018 리스본 포르투갈

짱짱 늦게 일어났다. 일어나서 부엌 가서 아침 남은 거 아점으로 주워 먹었다. 늦게 가면 맛있는 건 없어져있다능....ㅠㅠ 다음주에 스페인 갔다가 다시 리스본 갈 걸 알았지만 여기가 너무 좋아서-오리앙떼 역을 보고 인상을 받아서- 1박 연장했다.
  • 오리엔테역

    Av. Dom João II, 1900-233 Lisboa, Portugal

내리는데 역의 위용(!)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감탄했는데 유명 건축가에 의해 설계되었다고 한다.
  • 알파마 지구

    Largo dos Lóios 4, 1100-129 Lisbon, Portugal

낮의 알파마 지구를 탐방했다.
  • 리스본 대성당

    Largo da Se, 1100-585 Lisbon, Portugal

성당 들어감. 크고 아름답다. 성당 건축에는 엄청나게 정성이 들어가기에 이 거대한 건축물이 12세기부터 건축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 그라사 성당 전망대

    Caracol da Graca 2, 1100-298 Lisbon, Portugal

붉은 지붕들이 덮인 건물들이 한가득 눈에 들어온다. 예쁜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
  • 코메르시우 광장

    1100-148 Lisbon, Portugal

어제 광장 근처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에그타르트를 먹어봤다.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다니!! 싶어 6개를 사서 테주 강 앞에 앉아서 저녁으로 먹었다. 초코는 좀 아닌 것 같다. *단, 리스본에서 파는 에그타르트라도 다 맛있는 건 아니었다. 겉껍데기가 바삭바삭해야 맛나다ㅋㅋ
  • Music Hall Lisbon Hostel

    Avenida António Augusto de Aguiar 66, 1050-018 리스본 포르투갈

씼고 잤다. 화장실 깔끔해서 좋았음.
  • Music Hall Lisbon Hostel

    Avenida António Augusto de Aguiar 66, 1050-018 리스본 포르투갈

체크아웃해야 해서 아침 챙겨먹게 됨. 짐은 맡겼다. 밤에 버스도 타야 하고 몸도 힘들어서ㅠㅠ 어디 다녀오기도 그렇고 해서 밀린 일기를 쓰며 카페놀이를 하기로 했다:) 네이버를 뒤져서 스벅 말고 카페 하나 찾았다.
  • Pois Café

    Rua Barão 62, 1100-037 리스본 포르투갈

유럽에서 스벅 말고는 한국에서 생각하는 '카페'를 찾기는 상당히 힘들다. 네이버에서 리스본 카페를 검색하면 적당해 보이는 곳이 딱 여기 한 군데 나온다. 구글 맵 카메라로 찍어서 겨우 찾아갔더니 너무 붐벼서 다시 알파마 지구를 헤매게 되었다.
  • 더 브런치 카페

    Rua da Alfândega 120, 1100-187 리스본 포르투갈

돌아다녀도 카페가 없어 그냥 스벅에 가려다가 발견했다. 새로 생긴 곳인 듯. 꽤 오래 있으면서 일기도 쓰고 밥도 먹고 전자제품도 충전했다. 이날 한동안 거리에서 시위하는 게 보였는데, 알고 보니 노인들이 연금 개혁에 반발하는 시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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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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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Min Cho

JongMin Cho님이 여행일정을 커스터마이즈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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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ji Yoo

파란만장해욬ㅋㅋㅋㅋ진지냐 맛잇을거같아요!!!체리와인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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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maba

#후기 리스본 대성당 진짜 멋있어요... 사진스팟이니 꼭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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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tak

리스본 노란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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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0

리스본은 뭐가 맛있용??? 음식점이 많이 없어서 아쉽네용 그래도 리스본 부럽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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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la

@붕어0 에그타르트가 진짜진짜 맛있어요 :) 벨렘 지구에 있는 원조 에그타르트집이 에그타르트가 처음 발명되었을 때의 레시피를 갖고 있다고 하죠ㅎㅎ 다른 건 대구가 유명한데...제가 대구를 별로 안 좋아해서요ㅠ

BESbsw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