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짚은 지도 위의 한 점. 중국 대륙 변방의 윈난이었다. 10년 전, 스무 살 초반. 나는 한국에서 배를 타고 떠난 텐진에서 윈난까지 육로로 한 달 만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비행기를 타고 인도로 넘어갈 예정이었지만, 무엇에 홀린 듯 비행기 대신 윈난에서부터 히치하이킹으로만 티베트 대륙을 관통해 인도로 들어갔다. 꼬박 한 달, 모든 것이 얼어붙었던 1월, 충분하지 못한 여비, 패딩 한장, 공안이 눈을 번뜩이고 있는 불법 여행- 완전히 미친 짓이었다. 당시 나는 단지 태어났을 뿐 잃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었고, 십 년 만에 그 생각은 교묘하게 내 현재 처지와 겹쳤다. 쿤밍행 비행기에는 두 자리가 비어있었고, 나는 그 중 한자리를 예약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