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테마 매치] 지브리 덕후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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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덕후에 의한, 그리고 위한, 일본 일정
더플래너스 참가 일정, [테마 매치] 지브리 덕후의 여행
엄격했던 어머니 밑에서 나는 그 흔한 세일러문도 안 보고 컸다. 티비도 못봤고 그저 책과 놀이터가 다였던 내가 처음 본 애니메이션 영화가 바로 '토토로'였다. 상상력의 범주가 서양식 마법세계(해리포터도 물론 덕후)였던 나에게 이 일본인 감독이 제시한 세계는 너무나 새롭고, 따뜻하고, 예뻤다. 화려한 장면 효과나 긴장감이 넘치는 플롯 진행이 아님에도 블구하고 특유의 마음을 간지럽게 하는 감성으로 지브리는 그렇게 나에게 '좋은 영화를 만드는 스튜디오'로 인식되었다.
그리고 2003년에 한국에 소개 된 원령공주는 나를 완전한 팬으로 만들었다. 매일 놀이터에서 그네를 늑대라고 상상하며 타게 한 영화. 아직도 나의 첫사랑은 아시타카다.
이 외에도 지브리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BGM이 최고), 센과 치히로(하쿠!!), 벼랑 위의 뽀뇨(소↗스케!) 붉은 돼지 등 수많은 독특하고도 지브리만의 특색 있는 영상들을 나에게, 그리고 많은 이들에게 선사했다. '귀를 기울이면'은 지브리의 기묘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지는 않지만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소녀스러운 감성을 일깨우는 영화라 많은 애착이 간다. '귀를 기울이면'을 보고 나는 한동안 잊고 있던 소설 쓰기에 몰두했었다.
하여간 지브리에 푹 빠져 있던 나는 휴학을 결정하자마자 일본으로의 여행을 계획했다. 이미 두 번 정도 도쿄와 오사카로 갔다 온 적이 있었기 때문에 관광명소에는 큰 욕심이 없어서 무조건 지브리 중심으로 일정을 짰다. 나와 마찬가지로 중증 지브리 환자인 친구와 몇날며칠을 계획하여 다녀온 지브리 여행.
첫째날은 센과 치히로의 공중목욕탕을 볼 수 있는 에도 도쿄 타테모노엔과 귀를 기울이면의 골동품 가게 원조라는 자슈몽. 둘째날은 '귀를 기울이면'의 도시 그 자체라고 하는 세이세키사쿠라가오카. 셋째날은 지브리 미술관을 방문했다. 상상과는 다르거나 상상보다 덜 한 모습인 경우가 많았지만 그럴 수록 이 소담한 풍경을 아름답게 묘사하는 지브리에 대한 애정은 커져만 갔다.
그리고 내 인생 최고의 애니메이션인 원령 공주를 위해 일본 국내선을 타고 가고시마로 향했다. 일단 저녁에 도착해서 여관에서 하룻밤을 지낸 다음 새벽, 모노노케 히메의 배경지라는 야쿠시마 섬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생각보다 돈도 많이 들고 서툰 일본어로 돌아다니기에는 힘든 일정이었지만, 여행의 매 순간을 영화 속 캐릭터들과 함께 하는 것 같아서 지치지 않고 즐겁게 여행할 수 있었다.
기념품을 산더미처럼 산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고, 한국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었던 지브리 일러스트레이션부터 책까지 싹싹 긁어왔다. 나고야에 있다는 사츠키와 메이의 집도 가보고 싶었지만 스케쥴 상 그럴 수 없어서 아쉬웠다. 다음에는 붉은 돼지, 마녀 배달부 키키 등 외국 명소를 참고하여 찍은 영화의 로케지를 찾아가볼 생각이다. :)
그럼 덕후는 이만!
네일동 글주소 http://cafe.naver.com/jpnstory/1075994
  • 무사시코가네이 역

    6-chōme-14 Honcho, Koganei, Tokyo 184-0004, Japan

  • 에도 도쿄 건축박물관

    3 Chome-7-1 Sakuracho, Koganei, Tokyo 184-0005, Japan

지브리덕후의 여행. 그 첫 번째 목적지는 '센과 치히로'의 주 무대인 온천여관의 배경지, 타테모노엔. 일본 근대시대 건물들을 체험할 수 있는 에도도쿄타테모노에는 금방이라도 유바바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웅장한 목욕탕과 하루가 뛰어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목조 건물들이 있다. 또 센이 가오나시와 함께 유바바의 언니를 만나러 가는 길에 탔던 노란 기차도 재현돼있는데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내부까지 구경할 수 있었는데, 새삼 지브리의 또다른 영화 토토로의 고양이 버스가 떠올랐다.
  • 시부야

    Shibuya, Shibuya City, Tokyo 일본

  • 충견 하치공

    Unnamed Road, 2 Chome-1 Dōgenzaka, Shibuya-ku, Tōkyō-to 150-8319 일본

지브리 덕후지만 가장 유명한 동상 정도는 봐줘야지!
  • 자슈몽 세다가야점

    1 Chome-31-1 다이타 세타가야 구 도쿄 도 일본

지구야(地球屋)의 인테리어 모델이 된 곳. 시즈카가 지하철에서 만난 고양이를 따라 도착한 곳으로, 세이지의 할아버지가 앤티크 아틀리에를 운영하는 곳. 카페를 가득 매운 오래된 시계와 장식품이 영화의 분위기 못지 않게 신비롭다. 어디에선가 바론 백작이 우아하게 웃음지을 것 같은 카페.
  • 시모키타자와

    2 Chome-26-27 Kitazawa, Setagaya-ku, Tokyo-to 155-0031, Japan

소품샵과 레코드샵 구경하기
  • 세이세키사쿠라가오카역

    1 Chome Sekido, Tama, Tokyo 206-0011, Japan

역의 서쪽 출구 앞에는 귀를 기울이면에 등장하는 앤티크샵 '치큐야'를 이미지화 한 오브제, "청춘의 포스트"가 설치돼있다.
  • 카스미가세끼 다리

    4 Chome-34-3 Sekido, Tama-shi, Tōkyō-to 206-0011 일본

시즈쿠가 역에서 도서관 쪽으로 향해 갈 때 건너는 다리.
  • 이로하 언덕

    1 Chome-53-28 사쿠라가오카 다마 시 도쿄 도 일본

시즈쿠가 도서관으로 아버지께 도시락을 전해주러 갈 때, 그리고 세이지가 가게를 향해 자전거를 타고 갈 때 오르는 로타리. 단순히 구불구불한 길인데도 영화를 보고나서 오니 감성이 남달랐다. 언덕 위에 실제로 도서관은 없지만 하얀 건물은 실제로 있어서 반가웠다.
  • 콘피라 신사

    892-1, Kotohira, Nakatado District, Kagawa 766-8501 일본

스기무라가 시즈쿠한테 고백한 (그리고 차인) 콘피라 신사. 계단 앞 쪽에 서서 위로 올려다보니 소년 소녀의 수줍고 어색한 분위기가 그려지는 것만 같았다. 아담한 신사 양 쪽으로 늘어선 나무가 영화와 정말이지 똑같았던 곳.
  • 노아 양과자점

    2 Chome-2-9 사쿠라가오카 다마 시 도쿄 도 일본

노아 양과자점에는 이 지역을 방문한 팬들이 기념으로 노트를 쓸 수 있는 "귀를 기울이면 추억의 노트"가 있어, 날마다 팬들의 메세지가 쓰이고 있다고 한다. 케이크도 나름대로 맛있었다.
  • 이노카시라온시 공원

    1 Chome-18-31 Gotenyama, Musashino, Tokyo 180-0005, Japan

걷기 좋은 한적한 공원. Dhanu라는 곳에서는 토토로를 포함한 지브리 인형/선물/소품과 그 외 애니메이션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거리 자체가 깔끔하고 예뻐서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 산슈 우동

    1 Chome-9-21 시모렌자쿠 미타카 시 도쿄 도 일본

뜨끈한 우동 국물로 피로를 풀어줬다.
  • 미타카역

    3 Chome-46-1 Shimorenjaku, Mitaka, Tokyo 181-0013 , Japan

지브리 역까지 유료 셔틀버스로 10분. 버스 정류장까지 귀엽다. 왕복 320엔.
  • 오쇼쿠지 이쯔키

    일본 〒181-0012 Tōkyō-to, Mitaka-shi, Kamirenjaku, 2 Chome−3−7 いわきコーポ

고독한 미식가에 나온 곳이여서 드른 음식점. 소담하고 정갈한 일본식 밥상인데, 차슈와 야키소바가 정말 맛있었다.
  • 미타카의 숲 지브리 미술관

    1 Chome-1-83 Shimorenjaku, Mitaka, Tokyo 181-0013, Japan

지브리 덕후들의 성지, 지브리 미술관. 4시 입장이었다. 입구에서부터 뚱하니 날 반겨주는 토토로에 기절! 1층에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업실과 쎌화 제작과정 등이 재현되어있고, 지하에는 애니메이션의 제작과정을 볼 수 있게 돼있다. 내가 넋놓고 보던 1시간 조금 넘는 애니메이션이 이런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지는구나 싶어 꽤나 오랜 시간을 지하에서 보냈다. 하지만 돈을 제일 많이 쓴 곳은 2층.. 서점, 기념품샵에서 정신잃고 이것저것 사들였더니 금새 두 손이 무거워졌다. 그리고 고양이버스! 심지어 안에서는 마쿠로쿠로스케를 던지면서 놀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옥상에는 유명한 거신병 로봇이 있다. 전체적인 구조도 지브리에 나오는 애니메이션에서 차용해서 너무 좋았다. 내부 촬영이 금지되어 한없이 아쉽기만하다.
  • 가고시마

    Kagoshima, Japan

  • 야쿠시마섬

    일본 Kagoshima-ken, Kumage-gun, Yakushima-chō 県道594号線

[아라카와 산 트레일] 일찍 출발하는 것이 중요. 약 한 달 전부터 예약했기 때문에 항구-톳피-미야노우라-안보항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감상을 말하자면: 이 트레일을 오르는 내내 그저 감탄할 뿐이었다. 모든 것이 고요한 아침 어스름에 출발하여 해가 한창인 오후 쯤에는 깊은 산 속이었기 때문에 몸이 서늘해서 더 현실감이 없었다. 해발 800m쯤에 있는 시라타니 운스이 계곡에 도착했을 때는 내가 영화 속에 몸을 담근 것 같았다. 고목나무 등치에서 머리를 또르륵 굴리는 하얀 고다마들만 없었다 뿐이지, 산이 아시타카를 치료하던 배경 그대로였다. 그리고 대망의 조몬스기. 날이 흐리고 어두워서 기대하던 사슴 등의 동물은 많이 보지 못했지만 7200년의 수령으로 추정되는 웅장함에 압도되어 그 아쉬움은 빠르게 희석되었다. 2시쯤 트레킹을 마치고 5시쯤 산 밑으로 내려왔는데, 원시의 숲에서 뿜어나오는 강한 기운을 받아서였는지 그리 힘들지도 않았다. 그야 말로 원령공주로 빙의한 시간이었다.
  • 텐몬칸

    Tenmonkan, Kagoshima, Japan

저녁, 아이쇼핑
  • 가고시마

    Kagoshima, Japan

흑돼지 샤브샤브먼발치에서 사쿠라지마 활화산
  • 가고시마 공항

    822 Mizobechofumoto, Kirishima, Kagoshima 899-6404 ,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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