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홋카이도 만유기 ; 네 번째 홋카이도-도동(道東) 렌터카 드라이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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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떠나는 홋카이도, 이번엔 도동 렌터카 드라이브다!
도착 첫날부터 달리고 달려서 쿠시로와 네무로, 시레토코를 거쳐 오비히로 찍고 삿포로에서 마지막 밤을 불사르는 여정
대중교통으로 가기 힘든 홋카이도 도동에서 드라이브를 만끽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제가 다녀온 루트를 소개합니다 :3 일 평균 운전시간 4~7시간의 빡세다면 빡세고 헐랭하다면 헐랭한 여행 일정 고고
▶1일차 : 신치토세 공항~쿠시로
▶2일차 : 쿠시로 습원~굿샤로호~마슈호~네무로
▶3일차 : 네무로~시레토코(우토로)
▶4일차 : 우토로~오비히로
▶5일차 : 오비히로~삿포로
▶6일차 : 삿포로~신치토세 공항
  • 도요타 렌트카 신치토세공항 포푸라점

    New Chitose Airport Terminal, Bibi, Chitose-shi, Hokkaidō 066-0012 일본

신치토세 공항에 내려 도요타 렌트카 포푸라점까지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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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에 의지한 뚜벅이 생활을 하다가 지난 여름 한 번 렌트카 맛을 보고 났더니 이제 여름 홋카이도는 렌트 없이 돌아다닐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이번에는 일찌감치 렌트를 잡아버렸다. 지난 번에는 컴팩트카인 비츠(저렴하기도 하고 내 차인 경차와 비슷해보여서... 운전하기 쉽지 않을까 하고...)를 몰았는데, 이번에는 과감하게 프리우스를 예약했다. 프리우스 한 번 몰아보고 싶었어...
각설하고
렌트카를 빌렸으니 찾으러 가야한다. 신치토세 공항은 매우 작은 공항이기 때문에 공항 내에서 렌트카 수령하긴 좀 힘들다. 도요타처럼 보유 대수가 많은 업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렌트카 카운터에 가서 예약 확인을 한 다음 셔틀버스를 타고 각 지점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타임즈나 OTS는 내가 여기서 안 써봐서 잘 모르겠고, 가장 대중적인 도요타의 경우 포푸라점과 스즈란점 두 군데서 수령이 가능하다. 메이저한 쪽은 아무래도 포푸라점이다. 스즈란은 포푸라에 비해 보유 차량 대수가 조금 더 적고 거리도 5분 정도 더 멀다. 사실 큰 차이는 없으나, 여행을 떠나온 사람이라면 시간을 조금이라도 아끼고 싶기도 하고, 성수기에 여행을 갈 경우에는 차가 조금이라도 많은 곳에서 예약해야 수령하기 편하니까.
그렇다면 포푸라까지는 어떻게 가느냐, 여기서부터 밑줄 쫙이다. 일단 국제선 게이트에서 나와 도라에몽과 인사를 한 번 해주고 직진한다. 처음 보이는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가서 2층 국내선 상점가를 구경하면서 가는 것도 좋고 그냥 직진을 하는 것도 좋다. 어차피 나중에 내려가게 되니까. 여튼 그렇게 쭉쭉 걷다보면 국내선을 지나 밑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1층 렌트카 카운터를 가리키는 표지판도 등장한다. 내려가면 타임즈, OTS, 도요타 등 여러 업체들의 카운터가 보이는데 그 중 도요타 카운터에 가서 예약명을 말해주고 국제운전면허증을 보여주면 번호표를 주고(이 번호표는 포푸라점에 가서도 사용되니 잊어버리지 말고 잘 챙기도록 한다) 줄을 서도록 안내해준다.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셔틀버스가 도착하면 그걸 타고 한 8분 정도 느긋하게 실려가 포푸라점에 도착하면 끝...이 아니다.
포푸라점에 도착하면 아까 공항 렌트카 카운터에서 쥐어준 번호표에 따라 순번을 부른다. 여기서 자기 순서에 따라 카운터로 가서 예약 내용을 확인하고 금액을 지불한 뒤 여권을 카피하는 걸 잠깐 기다리다가 차량 수령 안내인이 부르면 나가서 차를 받으면 된다. 한국 렌트카와 마찬가지로 처음 수령할 때 차의 상처가 어느 정도인지, 연료는 만땅으로 채워져있는지 꼼꼼히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주행 시작 전 거리를 찍어두는 것도 필요하다. 나중에 연료를 채우지 못하고 리턴시켰을 때 주행거리에 따라 추가 연료 비용을 계산하기 때문에 맞춰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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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탄 프리우스. 넘넘 좋아서 다음에 오키나와 갈 때도 이녀석을 빌릴 예정이다. 이건 4박5일 꼬박 타서 꼬질꼬질해진 모습이지만... 자 이제 출발해볼까!
*운전석이 반대라는 것에 겁먹는 사람들이 많다. 쌩초보 때 렌트해서 달려본 경험자로서 격려의 말(...?)을 전하자면, 아무리 능숙한 운전자라도 깜빡이 대신 와이퍼 잘못 넣는 실수는 달리는 내내 한다. 기어가 반대라서 후진할 때마다 오른손으로 헛손질도 자주 하더라. 그래도 조작 자체는 하다보면 적응이 금방 되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좌회전 우회전이 헷갈릴 수 있는데 좌회전은 한국의 우회전을 생각하면 되고, 우회전 때도 비보호 좌회전의 느낌으로 하면 별 문제 없다. 아니, 사실 좌, 우회전이 필요한 구간은 대부분 일본 차들이 있을 것이라 얌전히 따라하기만 하면 된다. 홋카이도는 차가 적어서 헷갈린 탓에 역주행을 하더라도 큰 사고가 일어날 구간은 많지 않으니 지나치게 겁먹기 보다 앞차를 따라한다는 마음으로 느긋하게 운전하면 충분히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홋카이도 드라이브의 모든 것! (일본정부 관광국이 발행한 드라이브 안내 pdf 파일 링크!)
  • 라 비스타 구시로가와 내추럴 핫 스프링

    2-1 Kita-odori

, 쿠시로 강 너머를 바라보며 온천욕을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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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찍는 야경 사진은 매우 고통스럽습니다 좋은 카메라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제가 수전증이라서(...)
여튼 이번 여행 첫날 묵은 라비스타 쿠시로가와 내츄럴 핫스프링은 조식 좋기로 유명한(!) 도미 인 계열의 온천호텔이다. 조식으로 가장 유명한 건 라비스타 하코다테 베이지만, 쿠시로가와도 제법 알찬 느낌.. 아 아니 호텔 얘기를 하는데 조식 얘기만 하고 있다니. 그건 좀 있다가 하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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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떨림의 왕인 내가 찍은 사진 대신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사진을 업어왔다.라비스타 계열 특유의 느낌이 좀 있는데, 저 위쪽 (13층 언저리던가) 툭 튀어나와있는 발코니 부분이 대욕장이 있는 곳이다. 왼쪽 끄트머리에는 노천탕이 있어서 시원한 강바람(바닷바람...?)을 맞으며 노천욕을 즐길 수 있다. 수질은 쏘쏘, 온천 자체가 엄청 임팩트 있는 매력을 주는 건 아니지만 피곤을 풀며 쿠시로 강의 시원한 바람을 즐기는 정도로는 딱 좋다. 
룸 컨디션은 일본 호텔이 대부분 그렇듯이 대만족도 아니고 불만족도 아닌 정도. 끽연자인 탓에 스탠다드 흡연실을 골랐는데 여자 두 명이 자기에 적당한 사이즈였다. 비즈니스 호텔 특유의 숨막히게 좁은 공간은 아니고, 캐리어 두 개 열어놓고 적당히 걸어다닐 만한? 분명한 건 결코 넓진 않다. 어메니티도 특별한 것은 없고, 대신 밤 9시부터 요나키소바(夜泣きそば)를 무료로 제공하는데 온천욕 마치고 1층 식당에서 요나키소바를 먹는 사람들이 꽤 보였다. 난 안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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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라곤 해도 새벽 6시. 홋카이도는 안그래도 여름철마다 해가 일찍 뜨는데 동쪽에 와있으니 일출 시간이 더 빨라질 수밖에...)에 창가에서 내다 본 쿠시로 강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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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를 안하고 내려갔다가 생각보다 퀄리티가 좋아서 만족스러웠던 조식.카이센동을 만들어먹을 수 있는(캇테동에 가깝지 싶기도 하면서...) 연어알과 연어살, 오징어, 새우 등을 비롯해 작지만 알찬 양식-일식 메뉴가 부페식으로 꾸며져 있다. 난 개인적으로 두툼한 감자고로케와 산마(꽁치)밥이 좋았다.
  • 간페키로바타

    2 Chome-4 Nishikichō, Kushiro-shi, Hokkaidō, 일본

, 로바다야끼의 원조 동네서 맛보는 해산물 직화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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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피셔맨즈 워프 MOO 공식 홈페이지에서. 분명 여기 외관 사진을 찍은 것 같은데 동영상 밖에 남아있지 않네요...
동행자와 나는 둘 다 술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쿠시로가 로바다야끼 원조라는 말에 두말할 필요 없이 로바다야끼를 첫날의 만찬 메뉴로 결정했다. 원래는 이 동네에서 유명한 로바다야끼 렌가(炉端焼き煉瓦)에 가려고 했는데 뭔가 바다 향기를 맡으며 야타이(屋台)스럽게 먹을 수 있는 장소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찾다보니 여기에 이르게 됐다. 피셔맨즈 워프 MOO에서 4월부터 11월 정도까지 운영하는 로바다야끼 포장마차인데 가게 안에 4~5군데의 개별 가게들이 있고(푸드코트처럼) 입구 쪽 카운터에서 금액을 지불하고 쿠폰을 산 다음에 쿠폰에 쓰인 금액만큼 각 가게에서 먹고 싶은 재료를 사와 직접 구워먹는 방식이다(자리는 쿠폰을 구매하면 안내해준다. 먼저 자리 맡아놓고 쿠폰 사러 가는 건 쪽먹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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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큭.... 돈과 바꾼 종잇조각...(ㅠ-ㅠ)
500엔권 1장, 200엔권 1장, 100엔권 2장, 50엔권 2장으로 구성된 이 쿠폰은 정말 종잇조각처럼... 힘없이... 수많은 먹거리의 유혹 속에서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처음엔 일단 맛보기로 한장씩 사서 쿠폰 2장(2000엔 어치)을 들고 돌아다녔는데 각오했던 거긴 하지만 정말 2000엔으로는 택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쿠폰을 사고 또 사고...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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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데 어떻게 유혹에 안 지고 배김? 먹고 죽자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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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고른 것들. 왼쪽 위 알루미늄 호일 그릇을 덮고 있는 건 굴... 신선한 굴 되시겠습니다. 그 옆은 게살과 성게알을 양배추와 함께 구워먹는 것, 왼쪽 아래는 닭꼬치와 돼지고기 꼬치, 그리고 마지막 아래는 호타테(가리비) 되시겠다. 물론 나마비루도 빠질 수 없지. 이 시점에서 우리는 2천엔을 모두 소진하였다. 별 거 없어보이니 비싼 거 아냐? 싶지만 은근히 양이 되더라...
2차로 쿠폰을 더 사서 돼지고기 혀 꼬치, 그리고 소고기 살치살 큐브 스테이크를 샀는데 그 사진이 어디로 갔지^.^ 술먹느라 사라진 사진이 너무 많다. 아, 당연히 술도 추가했다. 여기서부터 니혼슈로 달렸는데 나는 네무로 지자케인 키타노카츠(北の勝) 미즈와리, 동행자는 쿠시로 지자케인 후쿠츠카사(福司) 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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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멈추지 않고 우리는 또 추가를... 쿠폰을 사서 이번엔 산마(꽁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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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래요래 노릿노릿 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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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자와 버섯의 버터구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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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 오니기리에 얹어 먹었다. 술은 그냥 카라구치 작은 사이즈 한 병을 아예 사서 마심.이 시점에서 5천엔 정도 소진. 더는 배불러서 못먹겠다 싶어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암벽 로바타를 나와 바닷바람인지 강바람인지 아직도 헷갈리는 그런 시원한 바람을 맞았다... 또 가고 싶다.
※쿠폰은 꼭 1000엔 단위로만 사야하는 게 아니다. 모자라는 금액이 있으면 500엔, 100엔, 그냥 써있는 단위대로 살 수 있다. 그리고 쿠폰 안사도 가끔은 모자란 금액을 그냥 현금으로 받기도 하니 참고~
  • 라 비스타 구시로가와 내추럴 핫 스프링

    2-1 Kita-odori

  • 라 비스타 구시로가와 내추럴 핫 스프링

    2-1 Kita-odori

  • 호소오카 전망대 & 비지터 라운지

    일본 홋카이도 구시로 군 구시로 초 다쓰코부 22

, 광대한 습원을 한 눈에 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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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넓다, 그리고 조용하다.
전날 잘 쳐먹고 잘 마신(호텔로 돌아와 온천욕을 한 다음 편의점에서 사온 맥주로 2차 파티를 벌임) 우리는 이른 아침 햇살에 눈을 떠 조식을 두 접시씩 비우고는(...) 어정어정 오늘의 일정을 시작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쿠시로 습원. 원래는 습원 워킹을 해보고 싶었지만(카누는 너무 비싸고 시간이 안돼 일찌감치 포기) 아칸국립공원을 돌아보고 네무로로 넘어가야하는 일정이라서 호소오카 전망대를 타깃으로 잡았다. 여기서 쿠시로 습원의 광대함을 한눈에 보고 넘어가려는 생각이었다.
호텔에서 호소오카 전망대 맵코드를 찍고 30분 정도 달린 것 같다. 산길을 타고 가는 사이에 기찻길도 만났고 달캉대며 달리는 1량짜리 완만카도 만났으며 쿠시로습원역과 호소오카역도 지나쳐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차를 세우고 비지터 라운지 위쪽 큰 길을 따라 10여분 남짓 올라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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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오카 전망대에 거의 다왔음을 알리는 표지판 등장. 초록초록하다.
힘을 내어 조금 더 들어가보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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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눈앞에 펼쳐지는 시퍼런 하늘과 새파란 습원. 이것이 바로 지평선인가, 싶을 정도로 길고 긴 일직선의 땅 위로 청색이 바림된 하늘이 쭉 뻗어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 아닐 수 없었다. 지나치게 조용해서 숨소리도 내기 힘들 정도로 적막한 고요와 함께 호소오카 전망대 아래 쿠시로 습원은 장대한 풍광을 시원하게 뽐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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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스팟(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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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호소오카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경을 설명한 그림이다.왼쪽의 쿠시로시를 시작으로 건너편 쿠시로습원 전망대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일본 100대 명산인 메아칸다케(雌阿寒岳), 오아칸다케(雄阿寒岳)가 보인다. 메스 오스니까 암컷산, 수컷산(...)?그 옆으로는 시베츠쵸. 아래쪽은 이와보키 수문(岩保木水門)에서 이어지는 쿠시로강, 그리고 습원 중간의 미야지마 곶(宮島岬), 키라코탄곶(キラコタン岬)까지. 습원 한가운데 곶이 있는 이유는 옛날엔 쿠시로 습원이 바다였을 때 만의 끄트머리였던 곳이기 때문이다.
시원한 풍경으로 눈을 마사지 했으니 다음 포인트를 향해 출발하도록 한다.
  • 비호로 도게

    Kussharo, Teshikaga, Kawakami District, Hokkaido 088-3341, Japan

비호로도게에서 굿샤로호를 내려다 보는 이 짜릿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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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모르겠고 일단 달리자. 다음 목적지는 비호로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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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를 타고 달리고 달리다보면 비호로도게(美幌峠)가 나온다. 비호로 언덕? 비호로 고개? 토우게(峠)가 고개 상자이니 비호로 고개가 맞는 거 같다. 쓸데없는데서 치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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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비호로도게로 가는 국도를 달리다가 보면 어느 순간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산 중턱에 이런 초원이? 싶은 푸름푸름한 대지가 나타나는데 그 길을 따라 신나게 드라이브를 하다보면 비호로도게의 미치노에키 구룻토파노라마 비호로도게(道の駅ぐるっとパノラマ美幌峠)가 등장한다. 여기가 바로 굿샤로호를 한눈에 조망하기 위한 뷰 포인트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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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슬금슬금 올라가서 내려다보면 이런 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푸르디 푸른 호수 안에 안겨있는 섬. 말 그대로 섬 중간에 있는 섬이라고 해서 나카지마(中島)란다. 
▶저 나카지마에는 (다른 모든 동네가 그렇듯이) 전해내려오는 아이누의 전설이 있는데, 옛날 이 호수에 살던 거대한 메기를 아이누의 용사 오타신통쿠루(オタシントンクル)가 처치하러 왔다고 한다. 작살로 메기의 눈을 찌른 것까진 좋았는데 고통에 날뛰는 메기 때문에 호수에 끌려들어갈 위험에 빠진 오타신통쿠루가 옆에 있는 산에 밧줄로 메기를 묶었다고(한 문장에 메기가 몇 번이나 들어가는거야...). 그런데 이 메기놈이 여간 흉폭한 것이 아니라서 난리부르스 지랄발광을 하는 통에 산이 통째로 쑥 빠져서 호수에 빠졌고, 메기는 그 산에 깔려버렸다- 그래서 메기가 깔린 산이 지금의 나카지마가 됐다고 한다. 지진이 나는 것도 나카지마 아래 깔린 메기가 날뛰기 때문으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으니 전설이란 정말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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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래에 메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비호로도게에서 내려다 본 굿샤로호는 인상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산에 둘러싸인 호수, 호수에 둘러싸인 섬. 조용한 산 속에서 전설을 곱씹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 스나유

    일본 〒088-3331 Hokkaidō, Kawakami-gun, Teshikaga-chō, Biruwa 道道52号線

, 해수욕 대신 칼데라호에 발을 담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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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스나유(砂湯).모래+뜨거운 물이라는 뜻의 스나유는 말 그대로 모래찜질을 할 수 있는 장소다. 얼핏 보면 백사장인가 싶지만 호수 주변에 모래가 펼쳐진 독특한 구조일 뿐, 물은 짠내 하나 없는 칼데라호의 그것이고 굿샤로호가 안고 있는 나카지마가 고스란히 눈에 보이는 시야는 수평선이라기엔 너무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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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로도게에서 스나유까지는 굿샤로호 아래를 돌아 30여분 가량 걸린다. 굿샤로호를 끼고 시원하게 달리다가 왼편엔 호수, 오른편엔 울창한 삼림을 안고 조금 더 나아가다보면 스나유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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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이 하나도 없는 일정이기 때문에 물에 발이라도 담궈볼 수 있는 스나유만큼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내리자마자 샌들을 벗고 모래 위를 달렸
달렸...
달렸는데 받적싲다거직423ㅓ4ㅑ223ㅣ거짇ㄱ32ㄲ@$#ㄲㅈ4ㄷ거존나 뜨거움;화상입는줄;;
여러분 한여름 스나유에서는 신발 벗고 들어가지 마세요 들어가서 벗으세요... 그래도 발을 물에 담그니 순식간에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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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에 앉아 족욕하는 기분으로 스나유 물에 발을 담그고 나카지마와 오리보트를 구경했다. 바다가 아니기 때문에 파도가 없어서 한없이 잔잔하기만 한 스나유... 방금 전까지 비호로도게에서 눈으로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던 그 굿샤로호의 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는 사실이 어쩐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그런 날들. 옆쪽에는 홀딱 벗고(앗 물론 수영복은 입음) 해수욕을 즐기는 일련의 일본인 관광객들이 있어서 쪼금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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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유 앞에 서있던 조형물. 굿샤로호에서 목격된다는 괴수 '굿시'의 모형이다.네스호의 괴물 네시처럼 굿샤로호의 괴물이니까 굿시.작명 센스......................
아, 여기도 주차장 무료.
  • 세이코마트 카와유점

    1 Chome-57 Kawayuonsen, Teshikaga-chō, Kawakami-gun, Hokkaidō 088-3465 일본

점심 먹을 곳이 마땅치 않다면, 로컬 편의점 세이코마트와 함께
밥먹을 곳이 마땅치 않아서(아침을 너무 거하게 먹은 탓에 사실 둘 다 배가 그리 고프지 않아서)카와유온센역 근처 세이코마트를 찾아 주차장에 차 대놓고 도시락을 까먹었다. 홋카이도 로컬 편의점인 세이코마트는 음식을 조리해서 판매하는 HOT CHEF 코너가 최고 좋은데 안타깝게도 이 지점에는 없어서 그냥 도시락으로.난 편의점 도시락 중에서도 약간 내 소울푸드(...)같은 부타닌니쿠카루비동(豚ニンニクカルビ丼)을, 동행자는 챠슈소바를 먹었다. 그리고 후식으로는 매년 여름마다 세이코마트가 캠페인을 벌이는 홋카이도 아카메론(赤メロン) 푸드 메뉴 중 소프트 아이스크림으로 입가심을!
  • 카미노코 이케

    Unnamed Road, Kiyosato-chō, Shari-gun, Hokkaidō, 일본

, 마슈호가 낳은 신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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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길이 있다곤 하는데 네비가 불러주는대로 가서 잘 몰랐다...여튼 점심을 세이코마트에서 해결하고 곧바로 카미노코이케로 차를 몰았다. 사실 카미노코이케는 처음 여행을 오려고 했을 땐 알지도 못했고 전혀 고려도 하지 않았던 곳이었다. 그런데 아침에 숙소에서 나오면서 뭔가를 검색하다 문득 보고 아, 여기 가야겠다 싶어서 원래 마슈 1,3전망대를 보려던 계획을 뜯어고쳐 카미노코이케와 우라마슈전망대로 일정을 틀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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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시카가쵸를 지나 키요사토쵸로 들어가 국도를 한참 달리다보면 카미노코이케로 진입할 수 있는 비포장 산길이 나온다. 이제까지 소음 하나 없이 우릴 모셨던 프리우스가 덜컹대며 비명을 꽥꽥 질러댈 정도의 오프로드 산길. 무성한 숲의 나무 사이로 짓쳐드는 햇살에 경탄하며, 비포장도로 때문에 엉덩이가 빵빵 부딪히는 걸 느끼며 10여분 넘게 올라가다보면 주차장이 나오고 이렇게, 카미노코이케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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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표지판을 지나 이런 길을 따라 걸어가면 졸졸졸 물소리가 들리고 스르는 냇물 같은 녀석이 나온다. 이게 카미노코이케는 아니겠지, 의심스런 표정을 짓다가 계속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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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갑자기 등장했다, 카미노코이케는.
목책길을 걷다가 불현듯 새파란 물웅덩이 같은 작은 호수가 나타났다. 소다수같기도 하고 탄산수같기도 한 푸름이다. 사람이 만든 색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인공적인 카미노코이케의 색에 나도 모르게 아연실색했다. 이런 색이 자연에 있을 수 있구나, 경탄이 숨을 뚫고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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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거짓말같은 푸름이다. 그런데 아무리 보정을 해봐도 눈으로 봤던 그 때 그 푸름이 살아나지 않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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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코이케>신의 아들 호수라는 뜻이다.CCM에서 나올 것 같은 이 경건한 이름은 사실, 카미노코이케의 원천이 되는 물이 마슈호(摩周湖)에서 나오는 복류수이기 때문이다. 마슈호는 아이누어로 카무이토(カムイト), 즉 신의 호수(神の湖)라는 뜻이다. 그래서 신의 호수의 아들인 호수라는 뜻으로, 신의 아들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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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안에는 곤들빼기가 느긋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부러운 놈들.
참, 겨울 시즌에는 통행불가다
  • 우라마슈 전망대

    일본 Hokkaidō, 道道150号線

, 숨어있는 마슈호의 마지막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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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코이케를 떠나 향한 곳은 우라마슈 전망대(裏摩周展望台).원래 계획대로라면 마슈호를 정면과 측면에서 조망할 수 있는 1, 3전망대를 찾아갔겠으나 카미노코이케를 가야하기 때문에 동선도 급하게 변경을 했다. 여기까지 와서 마슈호를 안보고 떠날 수는 없었기에 결국 카미노코이케에서 가까운 우라마슈 전망대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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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마슈호를 뒤에서 보는 전망대라서 우라마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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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계단 몇 개만 올라가면 바로 우라마슈 전망대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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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는다는 청명하고 쨍한 마슈호의 푸른 날, '마슈 블루(摩周ブルー)'는 역시나 볼 수 없었다. 그래도 카미노코이케의 블루를 본 것으로 대리만족을 하고, 아쉬움을 삼키며 한참이나 저 거대한 호수를 바라보았다. 왼쪽의 커다란 섬이 '신의 산'이라는 뜻의 카무이누푸리(カムイヌプリ), 오른쪽 작은 섬이 보조개 섬으로 불리는 '신과 같은 노파'라는 뜻의 카무이슈(カムイシュ)다. 사실 카무이슈 보기도 쉽지 않으니 저걸 봤다는 걸로도 만족을 해야...
굿샤로호처럼 마슈호의 카무이슈에도 얽힌 전설이 있다. 아이누족 족장의 노모가 전투를 피해 어린 손자를 안고 도망치다가 그를 잃어버렸는데, 마슈호에서 손자를 기다리며 웅크린 그 자세로 굳어져 카무이슈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노모의 눈물 때문에 항상 마슈호엔 슬픔의 안개가 가득하다나 어쨌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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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마슈블루는 보지 못했지만 네무로까지 이동해야하니 바쁘게 움직여보겠다. 안녕 마슈, 다음에 또 보자
  • 미치노에키 스완 44 네무로

    1 Rakuyō, Nemuro-shi, Hokkaidō 086-0073 일본

, 홋카이도 최동단 휴게소에서 백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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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마슈 전망대를 빠져나와 243 국도를 타고 한참을 달리다 44번 국도에 진입, 네무로 시가 근처로 들어서자 길 왼편에 커다란 휴게소가 하나 나타났다. 그 휴게소의 이름은 미치노에키 스완44 네무로(道の駅スワン44根室). 원래대로라면 급한 볼일이 없는 이상 휴게소는 패스하는 편이지만 이 휴게소에는 자연스레 멈춰섰다. 대부분의 도동 드라이버들이 그렇게 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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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그냥 좀 규모가 큰 휴게소다(일본치고는 그렇다는 거다. 휴게소는 진짜 한국이 갑이시다).하지만 수많은 도동 드라이버들이 이 휴게소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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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무로 10경이라 불리는 후렌코(風連湖)가 여기 있기 때문이다.저 수평선 위쪽 얇직한 지평선 너머가 바로 북동의 찬 바다 오호츠크해다. 위아래로 갈라져있는 커다란 호수지만 사로마호나 굿샤로호에 비하면 작은 편. 그래서인지 후렌코에 서면 아주 희미하게, 짠내보단 어딘지 모르게 서늘한 바다의 냄새가 나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물론 후렌코가 유명한 건 단순히 풍경이 예뻐서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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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츠크해에 연한 이 거대한 호수는 철새 도래지로 유명하다(고 한다). 특히 겨울이 되면 수많은 백조들이 이 호수를 찾아와 장관을 이루는데, 이를 조망하기 위해 휴게소 건물도 호수쪽은 통유리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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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이다...또 하나 이 휴게소에는 네무로 지역 특산품인 하나사키가니(花咲ガニ) 라멘이 있다. 휴게소에서 자체 개발한 라멘으로, 한겨울 눈덮인 호수 위 백조를 바라보면서 뜨끈한 라멘 국물을 맛보는 것만으로도 여기 올 이유가 충분하다 하겠다. 그러니 반드시 겨울에 한 번 더 와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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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안에는 이런 박제들도 있다. 허허. 거 참 눈빛이 매서웁구나.
  • Shogetsu Ryokan

    일본 〒087-0052 Hokkaidō, Nemuro-shi, Umegaechō, 2 Chome−3, 照月旅館

, 네무로 바다향 가득한 노포여관서 하나미소가니 일품 가이세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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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노에키 스완44 네무로를 떠나 시내로 들어가면 곧 목적지인 <쇼게츠 료칸(照月旅館)>이 나온다. 미리 말해두건데, 쇼게츠 료칸은 처음부터 가려고 찾아본 곳이 아니라 왜인지 이 무렵 네무로에 있는 몇 안되는 호텔들이 모조리 만실이라 쟈란을 뒤지고 뒤져 찾아낸 꿩 대신 닭 같은 숙소였다. 그러나 막상 묵어보고 나니 만족도가 매우 높아서(특히 식사가) 나답지 않게 석식 가이세키와 조식 코스로 나눠 두 개의 포스팅을 작성해보기로 한다(는 사실 한 포스팅에 이미지 10장 밖에 못올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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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날 찍은 탓에 트렁크를 열고 캐리어를 넣어주시는 지배인의 뒷모습과 문단속을 하는 오카미상까지 찍혀버리고 말았다(...)건물의 외양에서도 알 수 있지만 쇼게츠 료칸은 어촌 마을에 흔히 있는 오래된 노포여관(老舗旅館)이다. 창업년도는 아무리 구글링을 해봐도 안나왔지만 네무로 관광협회에서 노포라고 소개했으니 노포겠지(흔히 노포라고 하면 대대로 이어내려온 가게+창업 100년 이상의 가게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으니). 일단 건물에서는 100년 됐다고 해도 믿어질 만큼의 원숙함이 물씬 풍겨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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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사진 찍는걸 까먹었다. 난 이래서 좋은 블로거가 될 수 없다(ㅋㅋㅋㅋ)여튼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왼편에 높은 계단, 오른편에 프론트가 있고 뭔가 이 여관의 역사를 알려줄 것만 같은 오래된 괘종시계도 있다. 1층에 연회장이 있어 여기서 저녁을 먹을 수 있고, 공동으로 사용하는 욕장도 1층에 있다. 오래된 여관답게 객실에 딸린 화장실과 샤워실이 없어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다행히 우리가 쓸 때는 노부부들이 많았던데다 2층에 손님이 별로 없어서 공동세면장과 욕실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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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체크인을 하면 저녁식사 시간과 다음날 아침식사 시간을 정할 수 있다. 특이한 건 아침식사 시간을 정할 때 후식으로 커피를 마실지 오렌지 쥬스를 마실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것 정도... 시간을 정하고 방을 안내받아 들어가면 식사시간이 됐을 때 프론트에서 방으로 직접 전화를 준다. 그러면 1층으로 내려가 안내를 받고 연회장에서 식사를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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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받고 들어선 자리에 푸짐하게 차려진 정찬을 보는 순간 여기까지 달려온 피로가 싸그리 날아갔다. 일단 압도적인 저 하나사키가니의 모습을 보시라. 여기에 지배인이 직접 와서 메뉴를 하나하나 정성껏 설명해준다. 여러모로 서비스면에서도 만족 대만족이 아닐 수 없다. 한껏 흥이 올라 식전주로 나온 네무로 지자케 키타노카츠(北の勝)로 건배 후 젓가락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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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게츠 료칸의 시그니쳐 메뉴와도 같은 성게계란찜(ウニの茶碗蒸し).제철 성게를 얹어 통으로 쪄낸 계란찜의 맛은 왜 시그니쳐 메뉴인지 단박에 알 수 있게 해준다. 숟가락을 들어 한 입 입에 넣자마자 혓바닥이 아우성을 질러대는 통에 행복의 눈물을. 달큰한 듯 하면서도 적당히 바다풍미가 남아있는 짭쪼름함, 부드러운 식감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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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랑어 간으로 맛을 낸 고둥살. 밥도둑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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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탄에비와 가리비, 그리고 북방조개의 사시미 3종 세트(ボタンエビ・ホタテ・北寄貝の刺身3種盛り合わせ).성게, 게, 연어 등 홋카이도의 해산물 중에서도 퀄리티를 따지지 않고 만족도를 안겨주는 애들이 몇몇 있는데 가리비 역시 언제 어디서나 후회없는 선택을 보장한다. 입에 넣으니 살살 녹아서 먹는게 아까워질 정도. 아끼고 아끼다 마지막 한 점을 집어먹은 그 순간이 눈물나게 행복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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쪄내면 껍데기의 뿔이 꽃피듯이 붉게 변한다하여 하나사키가니(花咲ガニ)라 불리는 이 녀석을 한 마리 통으로 쪄내온 코스는 정말이지 호사스러움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케가니 같은 놈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축에 들지만, 가장 기본적인 코스인 1인 1박2식 12000엔 코스에서 하나사키가니를 이토록 마음껏 즐길 수 있다니. 맛도 맛이지만 일단 양에서 만족이라, 마지막까진 다 먹지도 못하고 조금 남겨버리고 말았다. 아이고 아까워... 하나사키가니는 왕게류가 그렇듯이 게살의 달짝지근함보다는 담백하고 찰진 맛이 일품이다. 탄탄한 살결에 쪄냈을 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약간의 젤라틴막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은근하게 풍미를 자극한다. 그 중에서도 사진의 부위, 훈도시라고 불리는 저 아랫배의 삼각형 살집이 갑 오브 갑이다. 한 입 깨물면 질기게 느껴지다가도 곱씹어 삼키면 하나사키가니 특유의 감칠맛이 배어나오는데 술안주로 최고시다. 하... 또 먹고 싶다... 남기고 온 거 다시 먹고 싶다... 그래서 결국 우리는 이 하나사키가니에다 키타노카츠 한 병을 더 주문해서 다 마셔버렸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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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로 나온 후식은 정통파 홋카이도 유바리 멜론. 부른 배를 안고 창가에서 담배 한 대 피우곤 배를 꺼뜨려야겠다며 10분 거리의 세이코마트에 가서 맥주를 사와 또 쳐마신건 안비밀.
  • Shogetsu Ryokan

    일본 〒087-0052 Hokkaidō, Nemuro-shi, Umegaechō, 2 Chome−3, 照月旅館

, 정갈한 아침식사가 주는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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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저녁이 워낙 좋았기에 조식에도 기대가 커진 상태였다. 그리고 내려와서 아침상을 받곤 그 기대를 충족하는 맛과 정갈함에 한껏 기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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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슬고슬 뽀송한 하얀 밥과 하나사키가니의 다리를 사용한 텟포지루(鉄砲汁). 그리고 돌김파래무침으로 식욕을 돋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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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요리는 꽁치(さんま) 구이. 기본 요리라서 꽁치 구이인데 조금 더 비싼 플랜을 시키면 오호츠크산 홍살치(キンキ) 구이가 나온다. 하지만 난 꽁치를 사랑하므로 이것으로 충분히 행복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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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하고 담백한 맛에 게눈 감추듯 밥 한 그릇을 클리어하고, 맛있는 반찬들로 배를 불린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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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즐넛 커피로 입가심을 하고 시레토코로 출발한다...아 아니 그전에 노삿푸미사키를 들리기로 한다.
  • 노삿푸미사키 네무로

    26 Nosappu, Nemuro-shi, Hokkaidō, 일본

, 최동단의 곶에서 일본의 이기심과 조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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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대로라면 새벽에 일어나서 노삿푸미사키에 가 일출을 볼 예정이었다. 노삿푸미사키는 일본 최동단(그러니까 민간인이 갈 수 있는 최동단의 땅)이기 때문에 일본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곳으로 알려져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일출을 보는 건 꽤 호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 일어나지 못했다 ㅋㅋㅋㅋㅋㅋ 일출이 새벽 4시인 걸!! 3시에는 일어나 준비해서 나갔어야하는데 무리였다!!!! 그래서 그냥 푹 자고 아침 먹고 시레토코로 출발하기 전에 들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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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린 길을 시원하게 달려 도착한 노삿푸미사키 등대. 일본 최동단의 땅에 있는 등대로, 홋카이도에서 가장 처음 세워진 등대라고 한다. 목조 건물이었는데 콘크리트였나 그걸로 다시 지었다는 듯. 저 등대 뒤쪽에는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작은 오두막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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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판은 운치 넘치게 나무를 깎아 만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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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삿푸미사키 등대의 주차장에서 바라본 바다. 파랗고 조용한 오호츠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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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관찰을 위한 오두막에 잔뜩 써있던 낙서. 한국어가 하나도 없길래 요래조래 써서 한글을 남겨두고 왔다. 다음에 가시는 분들은 내가 누군지 알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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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에서 내려와서 노사푸미사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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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위 43도 23분, 동위 145도 48분.노삿푸미사키의 위치다. 처음 홋카이도 여행을 왔을 때 만화 <허니와 클로버> 생각을 하면서 일본 최북단의 땅에 가보고 싶다는 열망만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소야미사키에 갔던 추억이 떠올랐다. 일본 최북단을 찍었으니 최동단, 최서단, 최남단도 가보고 싶다... 그 생각을 하게 됐는데, 마침 최동단도 홋카이도에 있으니 도동 드라이브를 시작한 김에 들러야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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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토최동단 노삿푸미사키라고 쓰여있다. 여기까진 참 좋았는데.망향의 곶 공원(望郷の岬公園)에 내려가서 북방영토 타령을 보니 기분이 급나빠졌다. 북방영토라는 이름도 일본이 주장하는 거고 남쿠릴영토라는 호칭이 맞겠지. 얄타협정과 샌프란시스코 조약으로 러시아가 실효지배하는 땅을 가지고 빼앗긴 땅인양 반환하라며 세상 억울한 일인 것처럼 구는 걸 보니 한국인으로선 영 기분이 좋지가 못하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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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향의 곶 공원에 있는 조형물들. 그놈의 종... 소야미사키에도 이런 게 있었던 거 같은 기분인데.아래는 일본 47개 도도부현에서 가져온 돌을 모아 만든 희망의 길. 찝찝한 기분을 안고 시레토코로 이동한다.
  • 시레토코 자연 센터

    531 Onnebetsumura, Shari, Shari District, Hokkaido 099-4356, Japan

, 사슴고기 햄버거를 먹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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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무로를 벗어나 바다를 향해 쭉쭉 뻗은 244 국도를 타고 한참을 달리면 벳카이쵸, 시베츠쵸를 지나 시레토코로 진입한다. 나는 <하늘에 닿는 길(天に続く道)>을 달리고 싶었으므로(사실 뻥이다, 달리고 난 다음에 그 길이 하늘에 닿는 길인걸 알았지...), 여튼 샤리쵸 쪽에서 들어가는 그림의 회색 경로로 진입, 맵코드를 잘못 찍어서 필드하우스를 갔다가 다시 자연센터로 복귀... 두 군데는 매우 다른 곳입니다. 헷갈리지 말아주세요.
여튼 시레토코 자연센터는 후레페 폭포를 가기 위한 초입인데, 여기의 명물이라고 하면 사슴고기를 패티로 써서 만든 <사슴 햄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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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동행자가 사슴 고기 버거를 시키고 나는 버터치킨카레라는 이상하게 평범한 선택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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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킨 버터치킨카레. 맛은 아주 평범했다. 오오 맛있다, 라는 감상은 절대 안나올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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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것이 바로 사슴고기 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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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그냥 먹었으면 사슴고기인 줄 몰랐을 것.평범하게 고기다. 맛있는 고기. 육즙이 많은 편은 아니고 조금 담백하고 고소한 느낌?아니 사슴은 지켜줘야하는 존재 아닌가! 이렇게 먹어도 되는건가! 했는데 시레토코5호 가이드 투어를 할 때 우리 가이드였던 스가누마상의 말을 듣고 의문이 풀렸다. 지금 홋카이도 전역, 특히 시레토코를 포함한 도동 지역에 최근 1~2년 사이 사슴 개체수가 엄청나게 늘었다고 한다. 사슴이 엄청 늘어버려서 생태계적으로도 밸런스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이 말을 해주면서 스가누마상이 "그러니 자연센터에서 사슴 버거를 드셔주세요"라고 해서 PPL인가 싶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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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푸드코트 느낌이지만 말입니다. 사실 시레토코5호나 후레페 폭포를 보러 오는 사람들에겐 식사 장소를 선택할 여지가 별로 없다. 국립공원 지역이라서 식당도 거의 없으니 산 속에서 밥먹을 데는 여기밖에 없다, 뭐 그런 느낌이지요.
  • 프레페 폭포

    Onnebetsumura, Shari, Shari District, Hokkaido 099-4356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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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레토코 자연센터를 나와 뒤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이런 건물이 보이고 후레페 폭포로 가는 길이 나온다. 사진 가운데 풀이 무성한 저 작은 길이 바로 후레페 폭포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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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이 우거진 숲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후레페 폭포로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이 등장. 여기서부터 20분 정도 걸어가면 후레페 폭포가 나오는데, 길은 생각보다 잘 다져져 있었기 때문에 걷기 불편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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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동, 특히 시레토코에서 꽤 자주 볼 수 있는 불곰 출몰 주의 안내 표지판."이 앞은 불곰 출몰 다발 지역입니다. 불곰이 이 앞의 벚나무에 올라가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목소리나 소리를 내면서 나아가주세요"라고 쓰여있음. 실제로 곰 쫓는 방울을 걸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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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불곰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풍경이었다.이런 길을 하염없이 걷고 걷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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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트인 수평선과 함께 후레페 폭포에 다 왔음을 알리는 이정표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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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레페 폭포.이 폭포는 매우 특이한 폭포로, 폭포가 흐르는 강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산의 지하수가 절벽 사이 갈라진 틈에서 떨어져내리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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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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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카포이 곶쪽에 위치한 전망대에서 샤오미 액션캠으로 후레페 폭포를 찍어보았다. 탁 트인 바다와 푹 들어간 만, 그 사이 절벽에서 흘러내리는 폭포라니, 비현실적으로 아름답고 신기한 풍경이었다. 겨울에 오면 얼마나 예쁠까..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풍경이라서, 아마 겨울에 또 오겠지^^...
  • 시레토코5호 필드하우스

    Unnamed Road, Onnebetsumura, Shari-chō, Shari-gun, Hokkaidō 099-4356 일본

, 시레토코 5호로 가는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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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레페 폭포에서 나와 시레토코 필드하우스로 이동한다. 왜냐하면 시레토코 5호 가이드 투어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지!
시레토코 5호는 말 그대로 시레토코에 있는 5개의 커다란 호수로, 봄~가을에는 호수 주변을 트레킹할 수 있고 겨울에는 스노슈잉을 할 수 있다. 가이드 투어는 1인당 5000엔이라는 꽤 비싼 금액인데, 5월 초부터 10월까지는 불곰 활동기라서 목책이 쳐진 1호를 제외하곤 가이드가 없으면 진입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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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엔의 주차요금을 내고 차를 댄 뒤 시레토코 필드하우스에 입성. 왼쪽 건물은 휴게소 겸 기념품 판매점, 매점 등등. 오른쪽 건물이 가이드와 만날 수 있는 필드하우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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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점에서 본 홋카이도 명물 키타키츠네(キタキツネ) 인형이 너무 귀여워서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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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하우스에 도착해서 우리가 예약한 가이드와 만났다. 종합안내 데스크에 등을 보이고 서있는 저 분이 바로 3시간 동안 시레토코5호를 안내해 줄 가이드 스가누마상.
출발 시간에 맞춰 도착하면 가이드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듣고 옆쪽의 작은 방으로 들어가 주의사항이 담긴 영상을 본다. 주로 불곰에 대한 주의사항으로, 마주쳤을 때 어떻게 하면 되는지,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등등이 주된 내용이다. 불곰을 보면 가이드에게 바로 알릴 것, 불곰이 나타나면 투어는 곧바로 종료된다는 것, 그리고 가이드들은 불곰을 쫓을 수 있는 베어 스프레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영상을 통해 배웠다. 나중에 스가누마상에게 베어 스프레이를 써봤냐고 물어봤더니 아직 한 번도 쓴 적이 없다고 해서 안심했다. "쓴 적도 없고 쓰고 싶지도 않다"길래 불곰과 만나는 건 가이드라도 역시 싫겠구나 싶었는데 이유는 돈 때문이었다 ㅋㅋ 베어 스프레이 한 통은 5초 분량인데 가격이 2만엔이라고.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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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레토코 5호 트레킹의 시작, 입구 앞에서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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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레토코 호수들에는 이름이 없다. 오늘은 5호-4호-3호-2호-1호로 역순으로 도는 코스 되시겠다. 
  • 시레토코 5호

    일본 〒099-4356 홋카이도 샤리 군 샤리 초 온네베쓰무라 道道93号線

, 대자연과 만나고 대자연에 압도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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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레토코 5호 가이드 투어를 시작하자마자 오늘 우리에게 행운이 따르리란 걸 알려주듯이 나타난 황금풍뎅이. 스가누마상이 "황금풍뎅이가 나타난걸 보니 오늘은 운이 따르겠네요"라고 했는데 그 덕분인가, 과연 우리의 투어는 곳곳에 행운으로 가득했다. 일단 날씨부터 쨍하니 엄청 맑아서 1행운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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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 뽑혀나간 나무의 뿌리가 흡사 사슴뿔을 엮어놓은 오브제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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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발자국 옆으로 사슴의 발자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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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누마상과 수다를 떨면서 도착한 5호. 5호 맞겠지?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푸르른 호수의 수면은 잔잔했고 날이 좋아서 풍경도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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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게 아마 4호인 것 같다. 아닌가... 사진을 뒤죽박죽으로 찍어서 잘 모르겠다. 하ㅏㅎㅅ핳ㅎ여튼 중요한 건 사진에 보이는 저 산, 라우스다케(羅臼岳). 스가누마상 말로는 시레토코 5호의 지형 자체가 뒤쪽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 때문에 구름이 끼기 쉽다보니 구름 한 점 없는 라우스다케가 보이는 건 흔치 않은 일이라고 한다. 날이 맑고 일조량이 많고 라우스다케에 구름도 없어 호수면이 말 그대로 거울처럼 산을 비추는 풍경을 찍을 수 있는 '럭키데이'라고. 2행운 적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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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4호.. 모르겠다... 여튼 호수 안에 있는 작은 섬. 겨울이 되어 호수면이 눈과 얼음으로 뒤덮였을 때, 스가누마상은 호수 위를 걸어서 저 섬에 가본 적이 있다고. 지금은 그렇게 가기 어렵지만 겨울에 오면 호수면을 걸어보는 체험은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 겨울에 또 오라는 중간광고도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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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아침까지 없었다는 불곰의 따끈따끈한 응가 발견. 3행운 적립.곰 똥을 찍고 그걸 보정하고 있으려니 뭔가 현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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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였나? 저 멀리 목책이 보이는 걸 보니 1호 같기도 하고..1호는 주변에 전기가 흐르는 목책을 둘러놔서 곰이 출몰하더라도 안전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둘러볼 수 있다. 1호만 보고 가려면 굳이 가이드 투어를 신청할 필요는 없지만, 3시간 동안 가이드와 함께 걸으면서 시레토코와 거기 사는 동물들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수다를 떨 수 있는 경험은 귀중했다. 일본어뿐만 아니라 영어로도 안내해주기 때문에(매우 쉬운 영어) 도전해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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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레토코 5호 투어를 마치고 우토로 시내로 넘어가던 길에 본 석양. 길가에 차를 세우고 잠시 멈춰서 해가 바다 위로 떨어지는 장면을 한참이나 지켜보았다. 대자연과 만나고 대자연에 압도된 채 보낸 충실한 시간이었다.
  • KITAKOBUSHI SHIRETOKO Hotel & Resort (知床グランドホテル 北こぶし)

    172 Utorohigashi, Shari-chō, Shari-gun, Hokkaidō 099-4355 일본

, 우토로에서 한 번쯤 묵어볼 만한 온천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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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을 찍은 사진이 없어서 호텔 홈페이지에서 퍼옴)
이날의 숙박은 시레토코 그랜드 호텔 키타코부시. 시레토코 키타코부시 그룹 계열의 온천호텔로 우토로 히가시에서 가장 큰 호텔 중 하나인 듯하다. 시레토코 관광센터와 고질라 바위 사이에 있음. 맵코드를 찍고 갔더니 주차장으로 안내해주는데 하필이면 주차장이 호텔 건물 건너편에 있어서 도착한 뒤에 호텔을 못찾고 한참 헤매는 삽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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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안내받은 건 별관 건물 3층. 룸컨디션 좋고 유카타가 담긴 목욕바구니도 따로 있었다. 우토로항이 보이는 위치였고 오션뷰...라고 하긴 조금 아쉬운 풍경. 그러나 어차피 술먹느라 풍경이 어떻게 될 지 신경도 안썼으니 상관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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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청결하고 모자란 부분 없이 알찼다. 룸컨디션에서는 4일째 묵은 홋카이도 호텔과 함께 만족도가 대단히 높았던 호텔. 기본적인 어메니티도 괜찮았고. 한가지 흠이라면 본관 별관 서관이 통로로 이어진 구조이고, 식당과 대욕장이 서관에 있어서 은근히 가기가 귀찮다는 점 정도일까. 그래도 지하 통로를 통해 대욕장을 가는 길에 흡연실도 있고 유빙에서 사는 클리오네도 구경할 수 있어서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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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욕장 사진은 찍을 수 없으니 역시 호텔 홈페이지 사진으로)
무엇보다 대욕장이 매우 좋았다. 겨울에 꼭 다시 와서 유빙을 보며 온천욕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 시레토코 스시 카니노야

    78 Utorohigashi, Shari-chō, Shari-gun, Hokkaidō 099-4355 일본

, 항구 도시에서 맛보는 해산물 덮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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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토로는 꼭 나라(奈良) 같았다. 어떤 면에서 나라 같았냐면, 밤 8시만 돼도 거리의 불이 다 꺼진다. 식당들도 일찍 문을 닫고 금세 깜깜해지기 때문에, 체크인을 마치고 8시 가까이 되어 저녁을 먹으러 나왔던 우리는 문을 연 식당이 없어서 배를 곯을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그런 위기 상황에서 발견한 곳이 바로 이 <시레토코 스시 카니노야>. 불이 켜진 가게라서 앞뒤 가리지 않고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곳이었다. 스시집과 게 요리집으로 문이 두 개 나눠져있는데 막상 들어가면 같은 가게라서 조금 당황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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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생맥주로 목을 축인다. 그나저나 홋카이도에 와서 삿포로가 아닌 생맥주를 먹는 것도 처음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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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선 요리(海鮮料理)집이라기보단, 뭐랄까 항구의 밥집 같은 분위기. 오늘 들어온 식재료(ネタ)라거나 추천 메뉴들을 저렇게 수기로 써서 붙여놓는 것도 신선하고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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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킨 이쿠라카니동(いくらカニ丼). 말 그대로 게살과 연어알을 얹은 덮밥 되시겠다. 연어알이야 두말할 나위 없이 맛있고 잘 삶아 찢어올린 게살도 맛있어서, 무엇보다 허기가 반찬이랬다고 진짜 게눈 감추듯 먹어버렸다. 사진 다시 보니 또 먹고 싶네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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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사진 찍는 걸 까먹어서 나와서 급하게 찍어봤으나 안찍은 것만 못하게 나왔다(...)
  • KITAKOBUSHI SHIRETOKO Hotel & Resort (知床グランドホテル 北こぶし)

    172 Utorohigashi, Shari-chō, Shari-gun, Hokkaidō 099-4355 일본

  • KITAKOBUSHI SHIRETOKO Hotel & Resort (知床グランドホテル 北こぶし)

    172 Utorohigashi, Shari-chō, Shari-gun, Hokkaidō 099-4355 일본

  • 우토로 우체국

    Shiretoko National Highway, Utorohigashi, Shari-chō, Shari-gun, Hokkaidō 099-4355 일본

  • 오신코신 폭포

    Shiretoko National Highway, Utoronishi, Shari-chō, Shari-gun, Hokkaidō, 일본

, 박력 넘치는 두 갈래 물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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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토로를 벗어나 오비히로로 출발, 본격적으로 달리기 전에 우토로 초입에 있는 오신코신의 폭포에 들리기로 결정했다. 전날 우토로로 들어오는 길에 살짝 보긴 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온 김에 멈춰서서 장대한 폭포를 한 번 구경하고 싶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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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있는 폭포라니 접근성이 얼마나 좋은 것인가. 주차장도 제법 큼직하게 마련되어 있었고, 단체관광객(주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었다...)을 태운 대형버스도 몇 대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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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오신코신의 폭포.시레토코 8경이자 일본 100대 폭포에 선정된 녀석답게, 멀찍이서 조망해야했던 후레페 폭포와는 달리 박력 넘치는 소리를 내며 흘러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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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줄기 떨어지는게 시끌시끌하니 좋았다. 물방울이 튀어서 시원하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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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돌아가 출발하기 전에 휴게소 위쪽으로 빼꼼 머리를 내민 오신코신의 폭포를 한 컷 더.주차장은 무료입니당.
  • Hokkaido Hotel

    Hokkaido Hotel, 19 Chome-4-1 Nishi 7 Jōminami, Obihiro-shi, Hokkaidō 080-0017 일본

, 오비히로의 자랑-가드닝을 만끽할 수 있는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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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토로에서 오비히로까지 달리는데 4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키타코부시에서 조식을 신나게 먹어서 배가 안고플 줄 알았는데 2시 좀 지나니까 배가 고파지더라고.. 얼른 체크인하고 밥먹으러 갈 생각에 안절부절하면서 오비히로에 도착해서 곧바로 호텔로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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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히로에서 우리가 묵을 호텔은 역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모리노스파 리조트 홋카이도 호텔>. 역전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있는 것 같다. 한국 관광객도 종종 오는 것 같긴 한데 도통 후기를 찾을 수 없어서 조금 불안했는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대만족 완전 대만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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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룸컨디션 매우 합격. 앤틱풍의 고풍스러운 느낌과 모던한 느낌의 조화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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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안내받은 방은 가든윙 쪽이라서 이렇게 방의 발코니에서 정원이 보인다. 오비히로하면 '가든 가도'. 아사히카와에서 후라노, 오비히로, 도카치로 이어지는 길에 위치한 7개의 정원 중 도카치 천년의 숲, 마나베 가든, 도카치 힐즈, 시치쿠 가든, 롯카노모리 등 5개 정도가 오비히로 쪽에 몰려있다. 그래서인지 이 홋카이도 호텔도 정원을 트레이드 마크로 선보이고 있고. 참고로 여긴 정원 조망의 가든윙과 히다카 산맥을 볼 수 있는 히다카윙 두 가지 뷰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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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서 바라본 가든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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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은 양식과 일식, 그리고 스프카레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는데, 양식을 선택하면 호텔에서 직접 만든 빵(식당 입구에 빵을 만드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오픈 베이커리가 있다)을 먹을 수 있어서 조금 탐이 났지만 난 역시 쌀밥이 좋아...그래서 일식을 선택. 맛도 차림새도 적당히 깔끔하고 좋았다. 아쉽게도 술마시느라 온천욕을 못해서 모르온천은 구경도 못함.
  • 부타하게

    12 Chome-9 Nishi 3 Jōminami, Obihiro-shi, Hokkaidō, 일본

, 오비히로 로컬푸드의 맛을 느껴보자
도착해서 체크인하고 3시가 훌쩍 지난 시간이 되자 급격히 배가 고파져서 황급히 밥을 먹으러 오비히로역 근처로 이동했다. 렌터카를 주차장에 박아두고 대중교통을(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이용했다. 호텔 근처의 이온몰 앞에서 버스를 타고 15분 정도 돌아서 오비히로역에서 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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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비히로역. 초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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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원래 목적지는 오비히로 부타동의 원조로 잘 알려진 맛집 <판쵸(ぱんちょう)>였으나 보시다시피... 금일휴업...행운은 어제 시레토코에서 다 써버린 것이 아닌가 땅을 치며 목적지를 수정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부타동 맛집 <부타동노부타하게>로 급하게 이동. 
<부타동노부타하게>는 오비히로역 내 에스타ESTA 건물 1층에 위치하고 있다. 오비히로의 그 유명한 튀김집 <하게텐(ハゲ天)>에서 나온 부타동 브랜드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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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무척 고팠지만 곧바로 <롯카테이(六花亭)>와 <류게츠(柳月)> 그리고 <도카치 토텟포 공방(十勝とてっぽ工房)>을 들러야하는 스위츠 메구리, 그리고 6시에 돼지고기 요리 전문점 <란쵸 엘 파소(ランチョ・エル・パソ)> 예약까지 되어있었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돼지고기가 2장 올라가는 코부타동(小豚丼)을 시켰다. 불맛이 살아있고 타레가 조금 짠 맛이 있었으며 고기의 식감은 나쁘지 않았다-는 간단한 평가.
  • 롯카테이 오비히로 본점

    9 Chome-6 Nishi 2 Jōminami, Obihiro-shi, Hokkaidō 080-0012 일본

, 사쿠사쿠 파이의 리벤지를 위해 다시 오겠다
오비히로하면 과자, 과자하면 오비히로.사탕수수를 수확하는 도카치 지역의 특성과 유제품이 아름다운 홋카이도의 장점이 더해져 최고의 스위츠를 맛볼 수 있는 이곳에서 가장 먼저 방문해야할 곳이라면 역시 롯카테이(六花亭)다.
처음 롯카테이에서 과자를 먹은 건 홋카이도 첫 방문이었던 2014년이다. 오타루에 있는 롯카테이를 방문해 마르세유 버터샌드와 슈크림빵을 먹고 왕 맛있다 정도의 감상만 남겨두고 있었는데(+커피 공짜) 오비히로에 왔으니 롯카테이 본점을 외면할 수야 있나. 더구나 오비히로 본점에서만 파는 사쿠사쿠 파이를 먹어야한다는 묘한 의무감도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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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쿠사쿠 파이는 매진. 눈물을 흘리며 롯카테이의 시그니쳐 중 하나인 유키야콘코(雪やこんこ)와 본점 한정인 도카치 뭐시기, 그리고 버터샌드를 사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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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본점 한정 도카치 뭐시기..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쿠사쿠 파이와 같은 기지의 샌드 사이에 크림치즈와 화이트 초콜렛을 블렌딩한 크림을 넣었다. 존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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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야콘코는 뭐 항상 먹는 그 느낌 그대로 맛있었다. 하... 차갑게 해서 먹는 치즈 넘 좋죠.하지만 도카치 토텟포 공방이 오후 6시까지만 영업하는데 롯카테이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 반을 지난 시간이라 마음이 굉장히 급했던 나는 사진도 괴발개발 찍고 외관 사진을 찍는 것도 잊고 엉엉. 발에 땀나게 류게츠 본점으로 이동했다...
  • 류게츠

    일본 〒080-0010 Hokkaidō, Obihiro-shi, Ōdōriminami, 8 Chome−13−1 柳月シャトー帯広

  • 도카치 토텟포 공방

    일본 〒080-0016 Hokkaidō, Obihiro-shi, Nishi 6 Jōminami, 17 Chome−3−1 十勝トテッポ工房

, 내 생애 가장 감동적인 스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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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후기를 몇 개 보고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가고 싶었다. 원래 단 거 잘 안먹어서 스위츠도 자제하는 편인데 여기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정말 가고 싶었다. 그래서 류게츠를 돌고 시간이 애매촉박하게 되자 망설임 없이 택시를 잡았다. 일본에서 택시 진짜 안타는뎈ㅋㅋㅋ 탔다 타버렸다... 가게 이름은 말해도 모르시길래 지도 찾아보고 주소 불러줘서 힘겹게 찾아감. 도착한 시간 5시 15분... 6시 마감하는 가게라 진짜 똥줄타는 기분으로 도착해서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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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하나로 끝낼 수가 없어서 세 개나 시켜버림... 배가 안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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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맛은 뭐라 표현할 수 없었다. 풍요로운 식감, 부드러운 크림의 맛 하나하나가 지금 다 선명하게 기억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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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크는 노미호다이식이라서 500엔이었나 내면 드링크바에 있는 음료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마감시간이 임박해서 갔기 때문에 음료는 못마시고 그냥 물만 드링킹. 다음에 오면 오비히로에서 한 일주일 지내면서 여기 매일 와서 정원 보며 느긋하게 책읽고 스위츠 종류별로 다 먹어보고 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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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가격도 너무 착함. 치즈 케이크 3종 프로마쥬 1개에 149엔 실화냐?...
  • 란초 엘 파소

    6 Chome-13-20 Nishi 16 Jōminami, Obihiro-shi, Hokkaidō, 일본

, 도카치 돼지의 참맛을 느껴보라
오비히로에서 뭘 먹으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선택한 곳은 돼지고기 전문점 <란쵸 엘 파소(ランチョ・エルパ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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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남미스러운 이름의 이 가게는 직영 목장에서 키운 방목 돼지들로 다양한 돼지 요리를 선보이는 집이다. 오비히로 지비루(地ビール)도 맛볼 수 있어서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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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를 고르면 저 종을 딸랑딸랑 울려서 직원을 부르면 된다. 신기해서 자꾸 흔들고 싶어지는 묘한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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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피아노가 가운데 있는 걸 보고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보니 실제로 여기서 공연도 많이 하더라. 우리가 밥먹은 테이블 옆에도 시이나 준페이 콘서트 포스터가 있었는데 홋카이도 투어 중 오비히로 공연을 바로 이 란쵸 엘파소에서 했더라고.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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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츠를 너무 열심히 먹어서... 배가 안꺼진 상태라 헤비한 음식을 시킬 수가 없었다ㅠㅠㅠㅠㅠ 그래서 술안주로 시킨 생햄 3종 세트. 맛이 너무 좋아서 화가 난다... 왜 나는 배가 부른 것인가... 맥주와도 너무 잘어울렸는데 이건 와인을 먹어야하는 맛이다. 그래서 와인 시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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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돼지고기 안심 스테이크. 고기도 고기인데 가니쉬로 나온 야채들이 정말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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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부르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리벤지하러 오고 싶다. 소세지도 먹어봐야하는데 아쉬움이 너무 크게 남았다... 맛이 좋았던 만큼 더더더. 이렇게 자꾸 오비히로에 다시 와야하는 이유가 늘어나고 있다...^^
  • 기타노야타이

    Japan, 〒080-0011 Hokkaido, Obihiro, Nishi 1 Jominami, 10 Chome−7

, 사람 사는 냄새 풀풀 나는 포장마차촌
배가 불러서 미칠 거 같은데도 불구하고 택시를 잡고 기타노야타이(北の屋台)로 향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여행지에서 현지 사람들과 부대끼며 술 마실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작년 겨울의 하코다테에서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타노야타이는 내 그런 기대를 5000% 충족시켜준 소중한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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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생각해뒀던 Petit Plaisir가 만석이라 방황하다 1차로 찾은 <쿠시노얏상(串のやっさん)>의 주인장 야스다 토시오 어르신. 풍채 좋은데 목소리가 작으심. 여기서 지자케 몇 잔과 꼬치 구이를 즐기며 손님들과 수다를 떨었다. 누가 봐도 단골인 오비히로의 부부가 마침 타이완 청년에게 부타동 맛집을 추천해달라는 리퀘스트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오비히로 부부는 곤란한 얼굴로 "사실 오비히로 사람들은 부타동을 나가서 사먹지 않는다. 왜냐면 그건 집에서 만들어먹는 음식이라 굳이 나가서 사먹을 필요가 없다. 부타동 맛집이라는 곳들은 모두 외지인이 와서 먹는 것"이라고 설명해줘서 한국, 타이완 두 팀이 모두 좌절ㅋㅋㅋ 그러다 한국 드라마 얘기도 나오고 우리 여행 얘기도 하고. 시레토코에서 오비히로에 막 도착한 참이라니까 "차로 4시간이 넘는데???"하면서 혀를 내두르셨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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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로 갔던 이자카야 키타코(北子)의 오너 모리와키 마유미상, 그리고 단골손님 마에다 아키히로상.
키타코는 이날 기타노야타이의 매력을 가장 확실하게 알려준 곳이다. 2차로 어딜갈까 고민하면서 밖에 달린 메뉴판을 읽고 있는데 안의 손님들이 이랏샤이를 외치며 자리를 만들어줘서 홀리듯이 끌려들어갔다. 단골 손님들이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며 수다를 떠는 그 분위기에 이방인인 우리도 완벽히 녹아들어서, 일본어를 못하는 동행자도 그 분위기를 만끽하며 즐거워했다. 내옆에 앉았던 나이 지긋한 노신사는 초콜렛을 선물로 줬고 호주인과 결혼한 일본인 언니는 손님인데도 설거지하러 들어가서 부엌을 누비는 등, 정말 서로 친한 사람들이구나-하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오비히로에 또 언제와? 하고 묻는 마유미상에게 조만간 다시 와서 느긋하게 일주일 정도 있어볼까 한다고 답했더니 그럼 그 때 다시 보자며 호탕하게 웃었다. 정말로 매일 여기를 들락거리면서 주정뱅이의 삶을 살고 싶었다... 아키히로는 삿포로의 맛있는 가게를 친절하게 알려주기도.
  • Hokkaido Hotel

    Hokkaido Hotel, 19 Chome-4-1 Nishi 7 Jōminami, Obihiro-shi, Hokkaidō 080-0017 일본

  • Hokkaido Hotel

    Hokkaido Hotel, 19 Chome-4-1 Nishi 7 Jōminami, Obihiro-shi, Hokkaidō 080-0017 일본

  • 호텔 그레이서리 삿포로

    4 Kita 4 Jonishi Chuo-ku

  • 사토우 수산 삿포로에키마에본점

    일본 〒060-0004 Hokkaidō, Sapporo-shi, Chūō-ku, Kita 4 Jōnishi, 3 Chome 交洋駅前ビル

  • 삿포로 비어가든

    9 Chome-2-10 Kita 7 Johigashi, Higashi Ward, Sapporo, Hokkaido 065-0007, Japan

, 견학보다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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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방문한 삿포로 비루엔. 나는 처음 왔을 때 한 번 가본 곳이라 다시 갈 생각은 없었는데 동행자가 못가봤다고 해서 겸사겸사 갔다. 삿포로 비루엔에서 맛볼 수 있는 3종 샘플러가 있으니 두 번 가더라도 후회할 일은 없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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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맥주의 라벨링 역사. 이것으로 견학은 끝. 대충대충 끝내고 원래 목적인 맥주를 마시러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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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타쿠시-삿포로 클래식-삿포로 블랙라벨 3종 샘플러 세트(60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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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미한 거품 사랑합니다 싸라해...삿포로 비루엔은 음식 반입이 허용되어 있기 때문에 사토수산에 들러서 연어 올리브 절임을 사갔다. 좋은 안주와 함께라면 맥주는 더 맛있는 법이지 ㅇ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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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연어가 너무 맛있어서 결국 샘플러 하나 더 시킴. 배불러 터지는 줄...
  • 텐푸라 아라키

    일본 〒064-0807 Hokkaidō, Sapporo-shi, Chūō-ku, Minami 7 Jōnishi, 4 Chome−1−2, 延寿ビル

, 어서와 텐푸라 오마카세는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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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의 메인 일정은 바로 이 <텐푸라 아라키>였다. 한달 전에 먼저 전화로 예약을 해뒀고 이날이 오기만을 두근두근하며 기다려왔다. 그래서 예약 시간에 맞춰 아라키로 향하면서 가슴이 뛰어서 혼났다. 미슐랭 첫 등장에 2스타를 챙긴 가게라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텐푸라 오마카세는 처음인데 과연 어떤 튀김이 나올 것인지 기대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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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 설명 들었는데 맛있어서 다 까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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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머리 튀김. 멍청하게 카메라 가방에 넣은 채 맡겨버려서 폰카로 찍었더니 화질구지 조명 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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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우는 두 종류가 나왔다. 하나는 레어하게 익힌 것, 하나는 좀 더 단단하게 익힌 것. 튀김옷과 익혀내는 정도에 따라 같은 새우인데 맛이 전혀 다른 것이 신기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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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자튀김. 표면은 살짝 파삭~한 정도, 안쪽은 날것 특유의 신선함이 살아있어서 식감부터 풍미까지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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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에 나온 앙키모(あん肝). 아귀간인데 퍽퍽한 식감이 아니라 매우 부드러워서 당황. 와사비는 山わさび를 직접 갈아낸 것이라 달달함이 매콤함과 함께 어우러져 먹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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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정말 먹고 싶었다. 우니 튀김. 말이 필요 없을 정도의 맛이다. 아... 입에서 침이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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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의 마지막 붕장어 튀김. 붕장어를 회친 다음에 머리를 자르고 그대로 튀겨내 반으로 갈라준다. 반은 소금+레몬에 와사비, 반은 텐쯔유(天つゆ)에 찍어 먹으라고 알려준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맛이다... 사진 보고 있으니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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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는 텐동과 텐챠즈케 중 선택할 수 있다. 텐동도 먹고 싶었지만 배가 너무 불러서 텐챠즈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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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식으로 나온 크렘브륄레와 비슷한 느낌의 스위츠. 아... 포스팅 너무 많이 하느라 기력이 떨어져서 설명이 짧아졌는데 사실 음식 하나하나에 쓰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 곳이었다. 미슐랭이라는 이름이 주는 기대감을 채워주는 동시에 미슐랭이라는 기준이 얼마나 많은 기대를 배반해왔는지 알기 때문에 갖고 있던 불안감을 날려버리는 좋은 가게였다. 주인장인 아라키상이 매우 친절했고... 일단 텐푸라가 너무나 맛이 있었다...
아, <오늘 뭐먹지?>에 나온 이후 한국인 손님이 꽤 늘었다고 한다. 일본어를 못해도 호텔 컨시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 호텔 그레이서리 삿포로

    4 Kita 4 Jonishi Chuo-ku

  • 호텔 그레이서리 삿포로

    4 Kita 4 Jonishi Chuo-ku

  • 신치토세 공항

    Bibi, Chitose, Hokkaido 066-0012, Japan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누리는 마지막 사치, 소라벤(空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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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토세 공항 구루메 월드에서 식사를 해결할까 생각하다가 가게 오픈 시간과 보딩 시간이 맞지 않아서 소라벤(空弁)을 택했다. 기차 여행에 에키벤(駅弁)이 있다면 국내선 식품코너 일본 최강을 자랑하는 신치토세 공항에는 소라벤이 있다. 해산물은 물론 도카치 돼지고기나 소고기, 심지어 징기스칸(...) 고기가 얹힌 소라벤도 있어서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내가 고른 건 사토수산이 만든 이시카리스시(石狩鮨). 연어로 유명한 이시카리 지방의 연어를 쓴 초밥과 게살 초밥으로 구성된 소라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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쬐그맣긴 해도 생강초절임과 카니 소스가 제대로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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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벤을 먹으면서 귀국행 비행기 안에서 한숨을 계속 쉬었다. 이제 가면 언제 오나... 떠날 때마다 아쉬움만 남는 홋카이도다.
가이세키 간페키로바타 구시로 구시로 맛집 구시로 습원 구시로 호텔 굿샤로호 굿시 기타노야타이 네무로 네무로 료칸 네무로 숙박 네무로10경 노삿푸미사키 덴푸라 아라키 도동 드라이브 도동여행 도요타 렌트카 도카치 토텟포 공방 라비스타 구시로가와 라비스타 쿠시로가와 내츄럴 핫 스프링 란쵸 엘파소 로바다야끼 롯카테이 롯카테이 본점 마슈호 마슈호 전망대 모리노스파 리조트 홋카이도 호텔 미슐랭 미치노에키 미치노에키 스완44네무로 부타동 부타하게 비호로도게 비호로토게 사슴버거 삿포로 삿포로 맛집 삿포로 맥주박물관 삿포로 여행 삿포로비루엔 세이코마트 소라벤 쇼게츠 료칸 쇼게츠료칸 스나유 시레토코 시레토코 국립공원 시레토코 그랜드 호텔 키타코부시 시레토코 맛집 시레토코 숙소 시레토코 스시 카니노야 시레토코 자연센터 시레토코 필드하우스 시레토코 호텔 시레토코5호 시레토코5호 가이드 투어 시레토코고코 신치토세 포푸라 신치토세공항 아칸국립공원 암벽 로바타 오비히로 오비히로 디저트 오비히로 맛집 오비히로 숙박 오비히로 술집 오비히로 스위츠 오비히로 호텔 오신코신 폭포 오신코신의 폭포 온천호텔 우라마슈 전망대 일본 드라이브 일본 렌터카 일본 렌트카 일본 여행 일본여행 일본최동단 카미노코이케 쿠시로 쿠시로 맛집 쿠시로 습원 쿠시로 여행 쿠시로 호텔 키타코 태그쓰기 귀찮다 텐푸라 아라키 편의점 도시락 풍련호 프레페 폭포 호소오카 전망대 홋카이도 홋카이도 드라이브 홋카이도 렌터카 홋카이도 렌터카 여행 홋카이도 렌트 홋카이도 맛집 홋카이도 숙박 홋카이도 여행 홋카이도 호텔 홋카이도여행 후레페 폭포 후렌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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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aKIM

안녕하세요 생선님! ㅎㅎ 안그래도 홋카이도에 흠뻑 빠져있는데 도동 한 번 다녀오니 더 헤어나올 수가 없네요~ 생선님 여행기도 보러 가겠습니다! ㅎㅎ 오비히로의 얏상은 원래 좀 무뚝뚝한 분이신 것 같아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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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aKIM

안녕하세요, 여행기 재미있게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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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cturne

여행기 잘 보고 갑니다. 글도 재미있고 사진도 이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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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는개구리

도동 참 좋죠. ㅎㅎ 여행기 잘 보고 갑니다. 저의 찍찍 갈겨쓴 여행기가 되게 상대적으로 비루해 보이네요.. 그리고 오비히로 야타이의 마동석 아재는 원래는 친절한 분이신가 보군요. 일본어 못 하는 사람한테는 (남자한테는?) 안 그러시던데..

BESbswy